뉴스

시장 예상 뛰어 넘은 드라기 '비둘기' 본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모처럼 비둘기(확장적 통화정책 지지파)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10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서 으레 하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다.

최근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양적완화 처방으로 공격받아온 드라기 총재는 '오늘 채택한 새 조치들이 약발을 못 내면 ECB가 '헬리콥터 머니'를 고려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듣기 따라서는 실효가 없을 것이라는 냉소와 지나친 양적완화에 대한 야유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드라기 총재는 그러나 "아이디어가 흥미롭다. (특히) 학술적으로…"라고 반응하고서 "그러나 ECB는 아직 그 개념을 검토해 보지 않았다"라고 받아넘겼다.

그는 이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부양 패키지를 들고나온 터였다.

기준금리 제로를 선언하는 등 정책금리를 모두 내리고 양적완화 규모와 수단도 늘리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순번제 투표권 행사 원칙에 따라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투표할 수 없었다.

바이트만 총재는 억제적 통화정책을 외치는 매파의 전형이다.

드라기 총재는 각별히, 물가상승률 끌어올리기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조치도 물가상승률과 유로존(유료화 사용 19개국) 성장률 제고를 위한 것임은 불문가지이지만, 그는 회견 막바지에 "우리는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2%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 지표가 나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조적 디플레는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이를 경계하려는 의지도 함께 전하는 말로 들렸다.

그는 "우리가 (정책 구사를) 포기하면 빚의 실질가치가 늘게 되는 디플레에 빠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적당한 물가상승을 유도하는 것으로 경기를 자극하고 기업활동과 가계소비를 활성화함으로써 성장을 유도한다는 노림수의 위력은 내내 논란거리다.

매월 600억 유로를 푸는 양적완화를 시행한 작년 3월 이후 지금까지도 ECB의 '2% 바로 밑' 물가상승률 목표치 달성은 요원한 처지이다.

ECB는 이날도 올해 인플레율 전망치는 3개월 전 내놓은 1.0%에서 0.1%로 확 내렸다.

저유가 영향을 크게 받는 유로존 인플레율이 앞으로 이들 통화 팽창정책과 유가 재상승 조짐과 맞물려 얼마나 반등할지가 ECB와 드라기 총재의 또 다른 선택을 좌우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