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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 대법관 임명 논란에 '종신제 대신 임기제 전환' 주장 제기

"1940∼50년대 교육받은 사람이 첨단문제 다루는데 한계"

앤터니 스캘리아 미국 대법관의 사망을 계기로 '종신제 대법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AP통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소개했다.

이런 주장은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자를 잔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해야 하느냐를 두고 민주, 공화당이 빚는 갈등 속에 나왔다.

종신제 대법관은 본인 뜻에 따라 '지나친' 고령일 때도 현직을 유지할 수 있어 임명을 추진한 정당의 신념이 그를 통해 미국 사회의 잣대로 오래 작동할 수 있다.

대법관 종신제 때문에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 임명을 둘러싼 정쟁이 발생하고 미국 사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논란이 나온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갈등의 다른 한편에서는 종신직 대법관은 건강 문제 등으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종신제 덕분에 대법관이 현직에 있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변화한 시대상을 시의적절하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한 몫하고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참모장 출신으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알렉산더 해밀턴은 1788년 미국 헌법 기초작업이 한창일 당시 법의 엄정함과 독립성을 내세워 종신제 대법관직을 주창했다.

미국 헌법은 연방 판사는 사리분별이 있는 한 현직을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인간의 기대수명은 50세가 채 안 되는 때였다.

아울러 당시 미국 대법원은 지금처럼 낙태, 환경문제와 같은 사회적 파장이 큰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따라서 사람의 기대수명이 크게 늘었고, 민감한 사회문제에 판단을 내려야하는 대법관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현행 종신제를 임기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망한 스캘리아 대법관은 30년 가까이 현직을 유지했다.

현직 대법관 가운데 재임 기간이 가장 길다.

역대 미국 대법관 112명 가운데 스캘리아 대법관보다 임기가 길었던 사람은 12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현직 미국 대법관 가운데 적어도 77세를 넘겨 20년 이상 현직을 유지한 고령의 대법관은 3명이나 된다.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은 오는 3월 15일에 83세가 된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7월 23일이 되면 80세에 이른다.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오는 8월15일 78번째 생일을 맞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미국 법조계에서 종신제 대법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진보적 성향의 어윈 치머린스키 캘리포니아대학 법과전문대학원 교수는 "진보성향이든 보수적이든 30년을 대법관으로 지내는 것은 지나치게 길다"면서 "이는 한 사람에게 너무 오랜 기간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임기제를 선호하는 쪽에서는 '18년 임기제'를 대안으로 꼽고 있다.

대법관이 9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은 4년 재임 기간에 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

종신제 대법관제가 미국에만 있고, 미국의 다른 공공기관들이 임기제를 따르고 있다는 점도 종신제 폐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대법관의 임기를 70세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역시 고등 판사의 임기를 14년으로 묶어놨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임기도 단임 10년이다.

미국에서는 종신제 덕분에 지나친 고령에까지 현직을 유지한 대법관이 문제를 일으킨 일이 몇 차례 있었다.

윌리엄 더글러스 대법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76세 때인 1974년 12월 31일 뇌졸중에 걸렸으나 현직 유지를 고집했다.

병세 악화로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마저 쉽지 않아 재판 진행도 차질을 빚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은퇴를 거부하다 이듬해 11월에서야 현직에서 물러났다.

가장 최근인 1990년대까지만해도 80대까지 현직을 유지한 대법관이 3명이나 있었다.

현직 대법관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긴스버그 대법관은 1993년 대법관에 지명됐을 때 이미 60세의 적지 않은 나이였다.

해럴드 폴랙 시카고대학 교수는 "1940∼1950년대에 고등교육을 마친 대법관들이 동성애, 과학기술 등 첨단의 현안을 다루는 모양새"라며 "이는 특정기관을 운영하는 방식치고는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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