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한 저비용 항공사가 비행기에 타려던 시각장애인에게 서약서를 강요했습니다. 탑승 중에 문제가 생겨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시각장애인은 얼마나 황당하고 불쾌했을까요?
권 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각장애 2급인 36살 조 모 씨는 가족과 함께 한 여행을 마친 어제(12일) 제주공항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김포행 이스타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는 절차를 밟던 중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임을 밝히고, 김포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을 때 도와달라고 항공사 직원에게 요청을 했더니, 항공사 직원이 서약서를 내밀었습니다.
여행 도중 유해한 결과가 발생해도 항공사와 직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 모 씨/시각장애 2급 : 장애인이라고 해서 어떤 문제를 일으킨다는 가정하에 이런 서약을 받는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인권국가를 내세우는데 전혀 맞지 않는 일이고요.]
조 씨는 1시간 넘게 승강이한 끝에 서약서를 쓰지 않고 탑승했지만, 모멸감을 느꼈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항공사 측은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김영일/이스타항공 홍보팀장 : 일한 지 얼마 안 된 외주업체 직원의 착오로 서약서 작성을 문의한 내용입니다.]
2년 전에도 저비용 항공사인 진 에어 측이 지체장애 3급 탑승객에게 비슷한 내용의 서약서를 요구했다가 논란이 됐습니다.
[김재왕/변호사 :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우한 경우로 장애인 차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사들 규정에 응급 환자에게 서약서를 받는 내용은 있지만, 장애를 이유로 서약서를 받도록 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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