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매립지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업체가 인근 완충녹지에 공사용 도로를 개설하려 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완충녹지는 공해나 재해의 우려가 높은 지역과 가까운 생활지역에 미치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설정된 구역이다.
6일 부산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부산 기반의 건설·건자재 종합기업인 IS동서가 용호만 매립지 내 1만㎡ 규모의 완충녹지에 대한 점용허가를 신청했다.
주상복합아파트 공사 현장 바로 옆 완충녹지에 공사 차량용 진출입로 2개를 개설, 공사 현장을 용호만 해안도로인 왕복 6차선 도로와 연결하기 위해서다.
2개 도로의 폭은 각각 10m다.
IS동서는 2018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용호만 매립지에 최고 69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고 있다.
1월 현재 공정률은 26%다.
부산시가 소유하고 남구가 관리하는 완충녹지에는 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비롯해 산책로, 자전거 도로, 운동시설, 화장실 등이 설치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사 차량이 드나드는 현재의 진출입로를 다른 쪽으로 옮겨달라는 민원이 있어 완충녹지 점용허가를 신청했다"며 "완충녹지에 임시 도로를 만들더라도 준공 이후에는 보행로로 바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등은 완충녹지에 도로 개설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주상복합아파트 공사 인허가 과정에서 완충녹지에 공공 보행통로를 만들도록 했기 때문에 임시 도로 개설이 가능하다.
남구청은 국토교통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유권해석을 받았지만 허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 하고 있다.
공사 현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재해 위험 등을 이유로 완충녹지 내 도로 개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준공까지 2년 정도 남았는데 만약 용호만에 쓰나미 등 재해가 발생하면 그 피해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기존의 신호등 체계를 바꿔야 한다.
차량이 몰려 인근 광안대교에 진입할 때 극심한 교통정체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GS자이 아파트 주민 정태영(61)씨는 "일조권이 침해되는 것도 모자라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쉼터로 활용되는 완충녹지가 훼손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동 대표들과 함께 관할 남구청은 물론 감사원, 청와대, 국무총리실 등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제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착공에 앞서 매립지 토지매각과 용도변경 과정에서 잇따른 의혹을 낳았다.
급기야 감사원은 2012년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을 허용하기 위한 부산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과정에 결격사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감사원은 부산시에 공무원 8명을 징계하고 239억원의 추가 이익금을 회수할 방안을 찾아라고 요구했다.
공무원 8명이 부산시 인사위원회에 회부되긴 했지만 '무리한 요구'라는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
IS동서는 환수 결정이 난 추가 이익금의 액수가 너무 많다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의뢰, 환수 대상금액은 그 절반인 120억이 됐다.
남구의회 유장근 의원은 "숱한 의혹 속에도 무리없이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IS동서가 주민들을 무시하고 기만하고 있다"며 "재해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녹지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안전은 뒷전" 아파트 지으려 재해막는 완충녹지에 도로 만드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