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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농지 빼앗긴 주민들 '재재심' 거쳐 50년 만에 승소

구로동 농지 빼앗긴 주민들 '재재심' 거쳐 50년 만에 승소
박정희 정권 시절 서울 구로동 일대 농지를 정부에 빼앗긴 원주민들이 재심에 재심을 거친 끝에 승소했습니다.

대법원은 재심을 인정한 판단 근거가 잘못됐다면 재재심도 가능하다는 판결을 처음으로 내렸습니다.

대법원 1부는 옛 구로동 농지 주인들의 유족 채 모 씨 등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재재심에서 재심의 국가 승소 판결을 취소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문제의 구로동 일대 토지는 원래 일본이 1942∼1943년 군용지로 쓰겠다며 강제로 수용한 땅이었습니다.

이 땅은 1950년 3월 농지개혁법 개정으로 농민들에게 분배됐는데 정부는 1953년 3월부터 다시 국유지라며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정부는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 조성 명목으로 구로동 일대 30만 평 부지의 판잣집을 철거하고 농민들을 내쫓았고, 농민들은 애초 분배받은 농지를 돌려달라며 9건의 민사소송을 내 대부분 승소했습니다.

잇따라 패소한 정부는 소송사기 수사에 착수했고 농지분배 서류가 조작됐다며 농민들과 농림부 등 농지 담당 부처 공무원들까지 잡아들였습니다.

이 가운데 41명은 결국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애초 소송에서 농민들 승소의 근거가 된 공문서 등이 조작됐다는 게 형사판결의 결론이었고, 이 결론을 바탕으로 정부가 청구한 민사소송 재심에선 정부가 대부분 승소했습니다.

지난 2008년 과거사위의 진실규명 결정으로 민·형사 재판이 다시 시작됐고 과거사위는 농민들을 집단적으로 불법 연행해 가혹행위를 하고 위법하게 권리 포기와 위증을 강요했다며 재심을 권고했습니다.

유죄 판결을 받았던 농민 26명 가운데 23명이 형사소송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이들은 이를 근거로 정부가 승소했던 민사소송 재심을 다시 심리해달라며 재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재심의 기초가 된 민·형사 판결이나 행정처분이 바뀌었다면 재심 판결을 취소하고 종전 재심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토지 소유권을 농민들에게 이전하라"는 지난 1966년 9월 대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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