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국민의 음주량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발표했지만 이를 둘러싼 신빙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타티아나 클리멘코 러시아 보건부 산하 정신의학 및 중독 연구센터장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의 1인당 술 소비량이 전년대비 13.5 리터에서 11.5 리터로 2리터 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클리멘코 센터장은 그러면서 국민의 음주량이 감소한 것은 심야에 술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등 정부정책이 실효를 거둔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 연방통계청도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 1년간 러시아 전체의 술 소비량이 4.7%가량 감소했으며 도수가 낮은 술의 소비가 증가하는 등 음주패턴에 변화가 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전문가들은 당국의 이런 주장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시민단체 국민건강협의회 다리아 할투리나 이사장은 이날 클리멘코 센터장의 주장에 대해 "술 소비량에 대한 통계치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할투리나 이사장은 단순히 인구 통계치에 비례해 술 소비량을 산정하는 것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딤 드로비즈 연방 주류시장 연구센터장도 "당국의 통계자료가 정부 규제로 활성화된 주류 암시장 상황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드로비즈 센터장은 또 "암시장을 포함한 1인당 술 소비량은 12.5~13L가량에 달한다"면서 "지난 1990년과 대비해 늘어난 인구 수 또한 전체 알코올 소비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통계청 발표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계적 술 소비 대국인 러시아는 알코올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며 정부 차원에서 술 소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러시아의 전체 사망자 가운데 30.5%가 알코올 섭취로 사망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인 5.9%를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에 다양한 규제를 도입했으나 오히려 암시장만 활성화되는 등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술 소비량이 줄어들었다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에 대해 러시아 현지에서는 정부가 술 규제 관련 정책 실패를 덮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보건부는 지난해에도 2013년보다 술 소비량이 줄었다고 주장했다가 전문가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러시아 당국 "국민 음주량 줄었다" 주장…전문가들 "글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