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 중인 연방의회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하원에서 시작된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절차가 잘못됐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판결을 17일(현지시간) 내렸다.
대통령 탄핵을 위해서는 하원이 구성한 특별위원회의 동의와 하원의원 3분의 2(513명 중 342명) 이상, 상원의원 3분의 2(81명 중 54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대법원은 지난주 하원이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때 비밀투표로 진행한 점이 잘못됐다며 공개투표를 하라고 판결했다.
특별위원회 구성이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 대법관 8명이 찬성하고 3명이 반대했다.
대법관 11명 중 8명이 노동자당(PT)이 정권을 잡은 2003년 이후에 임명됐다는 점도 이번 판결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하원이 탄핵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상원이 곧바로 청문회 개최 등 탄핵 심의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심의 시작 여부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상원은 호세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탄핵 심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의 판결은 탄핵을 주도한 에두아르두 쿠냐 연방하원의장의 패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쿠냐 의장은 노동자당과 함께 연립정권의 양대 축을 이루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다.
쿠냐 의장은 지난해 정부회계가 재정법을 위반했다는 연방회계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지난 2일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방회계법원은 호세프 정부가 국영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실업보험과 저가주택 공급 등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하고 이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며 지난 10월 이를 불법행위로 판결했다.
그러나 쿠냐 의장이 탄핵 추진을 결정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는 국영에너지회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됐고, 노동자당에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냐 의장은 다음 주 초 주요 정당 지도부와 만나 앞으로의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절차가 재개되려면 적어도 내년 2월 초 카니발 축제가 끝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브라질민주운동당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민주운동당에 소속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과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 쿠냐 의장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엇갈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쿠냐 의장이 탄핵을 주도한 반면 칼례이루스 의장은 탄핵에 반대하고 있다.
테메르 부통령은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테메르 부통령은 탄핵 정국을 막후에서 조종한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테메르 부통령이 자동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해 잔여 임기를 마치게 된다.
하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비밀투표를 시행한 것도 브라질민주운동당의 이런 내부 사정 때문이었다.
한편, 브라질에서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1954년 제툴리우 바르가스 대통령,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 1999년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대통령, 호세프 대통령 등이다.
이 가운데 의회 탄핵으로 쫓겨난 사람은 측근 비리에 연루된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이 유일하다.
(연합뉴스)
브라질 연방대법원, 호세프 대통령 탄핵 움직임에 제동
"탄핵 절차 다시 시작하라"…내년 2월에나 재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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