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가유공자들이 사망하면 국립묘지에 안장됩니다. 국가나 사회를 위하여 희생하고 공을 세우신 분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우죠, 그래서 국립묘지 하면 물이 잘 빠지고 햇볕이 잘 들 거라고 생각되지만, 유공자가 묻힌 묘지에 물이 고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아버지 묘지를 찾은 송 모 씨.
30미터 정도 떨어진 다른 묘지에서 합장하는 모습을 보다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비도 오지 않는 맑은 날인데, 묘지 바로 옆을 파서 생긴 구덩이에 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송 모 씨/국가유공자 유족 : (다른 묘지 옆에) 구멍을 팠는데 그 안에 물이 꽉 차 있다 못 해서 그걸 다 퍼내는 모습을 봤는데 유족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한 일이겠습니까.]
옆 묘지의 합장은 유공자 묘비 옆으로 깊이 70cm 정도 구덩이를 파낸 뒤에 배우자의 분골함을 유공자 분골함 옆에 밀어 넣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묘역의 배수가 잘 안 되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지금도 비가 오는데 확인할 수 없지만 (아버지) 유골함에 물이 찬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는 묘역에 설치된 배수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재순 교수/서경대 토목건축공학과 : (묘역의) 지표까지 올라와 있는 지하수를 빼는 용도가 아니라 홍수나 집중호우 시에 묘역이 물에 차는 것을 배수로 용도로….]
현장 인부들 역시 배수에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대전현충원 시설 관리 관계자 : (땅을 파셨을 때 물 나온 적이 없나요?) 요즘 비가 많이 오니까 자꾸 스며들죠. 웅덩이도 파면 조금씩 고이니까….]
취재진을 찾아온 현충원 관계자들의 얘기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부 유공자의 분골함이 물에 잠겨 있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대전현충원 관계자 : 이렇게 넓은 지역에서 백 퍼센트 다 물이 없다고는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저희 입장에서는 불편한 부분이죠.]
5년 전부터 배수관 설치 작업을 시작해 현재 전체 묘역의 70% 정도까지 공사가 진행됐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한 번에 전체 묘역에 다 배수관을 설치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예산을 받아서 점차 점차….]
1985년 문을 연 대전 국립현충원에는 11만 명의 국가 유공자들이 안장돼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종갑)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