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메르스 환자가 24명이나 추가돼 87명이 되면서 환자 수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서울 양천구의 다나 의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은 뒤 C형 간염에 감염된 사람이 45명으로 늘었습니다.]
[건국대에서 발생한 집단 폐렴의 원인으로 실험실 내 사료에서 증식한 병원체가 지목됐습니다.]
올 한해 우리나라는 감염병의 흑역사를 썼습니다. 메르스가 환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메르스가 아니라 코르스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자조적인 이야기까지 나돌았었고, 병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해서 희귀한 C형 간염이 집단 발병하는가 하면 대학 실험실에서는 연구원들이 안전 수칙을 따르지 않아 무더기로 폐렴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유래를 찾기 힘들다거나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는데요, 암울했던 2015년에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으려면 통렬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남주현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지난해 미국으로 에볼라가 유입됐을 때 상황을 보면, 처음에는 잘 모르는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속에 뉴스가 에볼라 관련 소식으로 도배되며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했지만, 미국 언론은 곧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첫 환자 2명이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인근에 있는 에모리 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CDC와 병원 의료진 모두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설명한 결과 에볼라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에모리대 병원으로 후송될 예정이란 사실도 CDC의 공식 발표 이전에 이미 일찌감치 병원 측에서 먼저 성명을 내 공개함으로써 불필요한 추측과 우려를 잠재웠습니다.
덕분에 기자들 역시 에모리대 의료진들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얼마나 헌신적으로 임했는지 등에 대해 충분한 취재를 거친 뒤 기사화할 수 있었습니다.
메르스 당시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병원명을 비롯한 당연한 사항들을 제공하긴커녕 국민들의 궁금증에 확실하게 답하지 않았던 우리의 보건당국과는 달랐던 겁니다.
우리 보건당국은 대신 병문안과 간병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리를 잘못한 병원 탓을 하고 슈퍼 전파자로 불린 일부 환자들에게마저 조금씩 책임을 미뤘었는데요, 최근 불거진 C형 간염 사태에서도 이런 모습은 되풀이돼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사태의 본질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의료인 면허 관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급증하는 C형 간염을 어떻게 관리하고 검진 체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입장은 아직도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신종 감염병의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원론적이지만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는 보건당국이 필요합니다.
▶ [취재파일] 2015 감염병 '흑역사'…답은 우리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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