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가까이 극심한 석유 부족 사태에 직면한 네팔의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총리가 15일 인도에 "즉시 국경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인도 정부를 지목하는 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네팔 정부가 직접적으로 인도에 국경 봉쇄 해제를 요구함으로써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 총리는 지난달 11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 대국민 연설에서 최근 석유 부족사태가 인도의 비공식적 국경봉쇄 때문이라고 규정했다고 일간 카트만두포스트가 16일 전했다.
그동안 네팔 언론은 인도가 자국과 통하는 무역로를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네팔 정부가 공식석상에서 인도의 국경봉쇄를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리 총리는 "21세기에 주권 국가가 국민을 위해 민주적 내용을 담은 진보적 헌법을 가졌다는 이유로 이런 비인도적 고통을 겪는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며 인도의 국경봉쇄 이유를 자국 헌법 제정에 대한 인도의 불만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 "네팔이 전쟁 때에도 일어나지 않은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내륙국의 국경을 봉쇄하는 것은 국제 조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도의 국경봉쇄로 석유뿐 아니라 의약품, 수혈용 혈액도 부족하고 조리용 가스도 없어 주민들이 음식도 익혀 먹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주민들에게 정부 보관 목재를 난방·조리용 땔감으로 판매하고 있다.
올리 총리는 새 헌법의 주 분할 방식에 반대하면서 인도로 통하는 국경로를 막고 연좌시위를 벌이는 자국 내 마데시족에 대해서는 "합의만 이뤄진다면 헌법은 개정될 수 있고 주 경계도 바뀔 수 있다"며 대화로 해결할 것을 강조했다.
이런 올리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인도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사태 초기부터 정부 차원에서 국경을 봉쇄한 것은 아니라며 네팔 내에서 벌어진 소요사태로 불안한 치안 때문에 화물차 기사들이 국경을 넘지 못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네팔은 지난 9월 20일 전국을 7개 주로 나누는 연방 공화제 헌법을 채택했지만, 남부 테라이 지역에 사는 마데시족 등이 부족 중심으로 주를 다시 나누라고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40여 명이 사망했다.
마데시족은 특히 남부 비르군지 등 인도와 통하는 주요 교역로에서 타이어 등을 태우며 연좌시위를 벌였고 이후 인도 화물차 대부분이 국경을 넘지 않으면서 석유 대란이 벌어졌다.
내륙국가인 네팔은 남쪽 인도와 국경 지역은 평야인데 반해 북쪽 중국과 국경은 산악지대여서 교통이 좋지 않아 전체 무역의 70%를 인도에 의존하며 특히 석유는 지난 40여년간 인도에서 전량 수입했다.
하지만 네팔 정부는 지난달 중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40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기로 하면서 수입선 다변화에 나섰다.
(연합뉴스)
'석유대란' 네팔, 인도에 국경봉쇄 해제 요구…갈등 격화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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