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학생들은 학업 외에도 소위 프로젝트라고 하는 공동 연구 과제에 대부분 몸담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우 평균 2개 이상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일주일에 20에서 40시간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미국 학생들의 13시간이나 일본 학생들의 7시간보다 월등히 오래 일하는 건데요, 이렇게 열심히 노동을 하고도 그 대가로 들어오는 건 그야말로 열정페이 수준이었습니다. 정구희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지난해부터 미래부는 미래부 지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최저 인건비를 보장하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학생연구원 인건비지급 하한선'이라는 제도로 석사 학생들의 경우 한 달에 적어도 80만 원 이상은 받을 수 있게끔 장치를 마련한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사각지대가 있었습니다. '적용 예외 요청서'라는 게 있어서 연구 책임자나 학생 본인이 연구비가 부족하다는 사유를 대고 동의 서명만 하면 80만 원을 못 채워도 괜찮다고 인정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부 학교에서는 연구비가 모자라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실제로는 일을 하지 않는 학생의 이름까지 서류상으로만 올리기도 하고 또 연구실의 지시 아래 동의서를 반강제적으로 작성시키기도 합니다.
등록금에 생활비에 후달리면서 아르바이트는 할 틈도 없는 학생들로서는 당연히 불만인데요, 그렇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건 상상도 못 합니다. 폐쇄적인 공간에 소수가 모여 지내는 연구실에서 교수의 말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서울 4년제 공과대학 석사과정 학생 : 교수님이 그 동의서를 작성하라고 했는데 그걸 안 한다는 거 자체가, 거부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교수님에 대한, 교수님에게 밉보여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런가 하면 매달 통장으로 100만 원이 입금되는데도, 연구실에서 인건비를 공동 관리하겠다며 절반 이상을 도로 가져가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이건 엄연한 불법인데도 학생들은 낙인이 찍힐까 봐 아니면 당장 졸업에 지장이 생길까 봐 어쩔 수 없이 신고도 못 하고 응한다는데요, 실제로 한국 연구재단에 학생 인건비로 신고가 접수된 것도 지난 5년간 단 1건뿐이었습니다.
1시간 단위로 일한 시간을 기록하고 임금 지급이 부당하면 소송까지 벌이는 미국과는 참 대조적인데요, 옛날부터 그래 왔다는 대답이 아니라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대답을 학생들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 [취재파일] 월급 100만 원인데 "60만 원 도로 내놔라"…이공계 열정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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