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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협정문 공개…원산지 누적기준 전면 도입 주목

5일 협정문이 공개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원산지 완전 누적 기준을 전면 도입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체결된 여러 자유무역협정(FTA) 가운데 가장 강도 높게 원산지 누적 기준을 도입한 것이다.

원산지 누적은 TPP 가입 12개국 간의 무역 때 역내에서 생산한 재료와 공정 모두를 누적해서 원산지로 판정할 때 고려한다는 것을 말한다.

원산지로 인정받으면 역내 무역 때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출 기업으로서는 인정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원료 등을 수입해서 가공한 뒤 수출할 때 해당 국가에서 어느 정도 부가가치를 생산했느냐에 따라 원산지 인정 여부가 결정된다.

품목별로 인정 기준은 다르다.

완전누적 기준은 기존의 일반누적 기준보다 역내 수입제품에 대한 기준 충족 여건을 크게 완화했다.

한마디로 역내산을 더 많이 써서 가입국끼리 교역을 더 활발하게 하라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한국 섬유는 TPP 타결에 따라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산 섬유를 수입하면 TPP 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하지만 한세실업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섬유업체가 이미 베트남에 진출해 직물, 의류 등 가치 사슬(밸류 체인)을 단단하게 형성해 뒀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은 이미 TPP 역내에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섬유 관세가 높다 보니 TPP 타결로 베트남은 미국 섬유 시장 진출을 위한 메카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도 베트남을 생산 기지로 삼아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 연구원은 "다만 아직 베트남에 진출하지 못한 일부 국내 섬유 기업에는 피해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일본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미국 시장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일본차 수입과 관련해 상당히 강하게 보호벽을 쳤기 때문이다.

TPP 협정문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산 승용차는 25년, 트럭이나 화물차는 3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일본산 트럭에 대한 관세는 현재 25%인데 29년간 현재 세율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30년째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2.5%이며 15년차부터 이후 25년까지 단계적으로 철폐하게 된다.

앞으로 15년 이상은 일본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관세로 혜택을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제 연구위원은 "자동차 분야의 경우 적어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부품의 경우도 주요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 철폐는 즉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이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했던 농산물 분야의 경우는 상황이 다소 복잡하다.

일본이 약 80개의 품목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워낙 품목이 많은데다 일본이 대상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나머지 10개국과는 이미 FTA를 체결한 상태라 특히 농산물의 경우 일본 시장의 개방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일본에 과일 등 신선 식품을 주로 수출하는데 호주나 캐나다 등은 육류나 유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국가라 우리나라와 품목이 별로 겹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품목별로는 세밀하게 분석을 해야 득실을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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