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한 언론에 소개된 중국의 동영상입니다. 한 여성이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옷이 다 벗겨진 채로 여럿에게 참혹하게 두들겨 맞고 있는데요, 불륜을 저질렀다는 게 이유입니다.
중국에선 이렇게 바람을 피웠다고, 혹은 쌀을 훔쳤다고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집단 폭행하는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우리말로 '조리돌림'이라고 하는 중국 사회의 오랜 악습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임상범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조리돌림이란 죄를 지은 사람의 목에 죄목을 적은 나무판을 건 채 거리를 돌리고 여럿이 다 같이 욕설과 구타로 응징하는 방식인데요, 법과 증거에 의한 처벌이 아니다 보니 억울한 피해자와 군중심리에 의한 과도한 폭력이 양산되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될 경우엔 소수에 대한 다수의 횡포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1960, 70년대 중국 대륙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문화혁명도 홍위병들에 의한 조리돌림으로 그 무시무시한 동력이 유지된 바 있습니다.
문제는 개혁 개방과 함께 세상이 바뀌었어도 조리돌림은 없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적인 차원에서 악용되기 일쑤여서 좀도둑으로 몰린 이웃집 청년이 영문도 모른 채 물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불륜녀로 지목된 마을 처녀가 수군대는 무리 앞에서 발가벗겨진 채 마구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한 뒤 공터에 버려지곤 합니다.
따라서 서방 국가들과 인권 단체들이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자 지난 2010년 중국 당국이 마지못해 조리돌림 금지 방안을 내놨는데요, 여기엔 인격모독이나 사체 모욕 행위 등을 금지한단 내용이 담겨 있었고, 무단 장기 적출 행위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우리 기준엔 너무나도 당연한 기본적인 인권 보장의 기반이 중국에선 불과 5년 전에야 마련된 겁니다.
그렇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정부나 공안기관들조차 조리돌림이 범죄 예방의 효과가 적지 않다며 방관하는 분위기여서 중앙 정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쉰은 원래 의대생이었지만, 어느 날 조리돌림을 방관하는 중국인들의 표정을 보며 바로 의사의 길을 접었다고 합니다.
병든 몸을 치료하는 것보다 병든 정신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는데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도 사형수들에 대한 공개처형이 계속돼 왔고 아직도 사형 집행 날 사형수의 행적이 뉴스에 생중계되는 중국의 현실을 보면 100여 년 전 루쉰의 외침이 무색할 따름입니다.
▶ [월드리포트] 대낮 불륜녀 집단 폭행, '조리돌림'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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