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정치 풍자 코미디쇼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1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흉내 낸 코미디언 래리 데이비드(68)가 '대박'을 쳤다.
샌더스 의원은 "데이비드를 다음 연설 때 꼭 초청하겠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고, CNN은 '샌더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데이비드'라며 극찬했다.
CNN과 NBC 등 주요 방송은 19일 오전 아침 프로그램에서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데이비드의 샌더스 의원 흉내 장면을 반복해서 방영했다.
동료 코미디언인 제리 사인펠트와 함께 공전의 히트를 친 TV 시트콤 '사인펠트'를 공동으로 만들기도 한 작가이자 TV 프로듀서인 데이비드는 이날 민주당 TV 토론을 그대로 재연한 SNL에서 샌더스 의원으로 완벽하게 '빙의'했다.
샌더스와 비슷한 복장에 다소 투박하게 들리는 영어 발음까지 따라 한 데이비드는 지난 13일 민주당 토론회를 비롯해 주요 연설에서 샌더스가 역설한 대목을 똑같이 흉내 내 웃음과 메시지를 동시에 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소 대형 은행과 월가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한 샌더스를 모사한 데이비드의 발언은 미국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자주 인용됐다.
데이비드는 SNL에서 "난 억만장자가 아닌 유일한 후보"라면서 "난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무제한 정치자금 모금이 가능한 외곽조직)도 없고 '백팩'(배낭·backpack)도 없다"고 익살을 부렸다.
슈퍼팩(Super PAC)과 백팩의 끝 단어가 같은 것을 빌린 개그로, 주로 재계의 '큰 손'의 지원을 받는 다른 후보와 달리 소액 기부자들의 지원 자금으로 선거 운동을 펼치는 샌더스 상원의원을 상징한다.
데이비드는 또 "(배낭도 없어서) 강의실을 오가는 교수처럼 양팔에 물건을 끼고 이동한다"면서 "속옷도 한 벌 뿐"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데이비드는 대형은행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난 은행의 팬(fan)이 아니다"라면서 "왜 은행들이 '펜'(pen·울타리)을 쇠사슬로 단단히 잠그는거냐"고 되물어 부유층 1%을 위한 대형 은행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런 뒤 "은행을 잘게 잘라서 화장실 변기에 넣은 다음 물로 내리면 다시는 은행을 원래대로 조립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객석의 웃음과 박수를 동시에 끌어냈다.
데이비드의 열연이 낳은 SNL의 폭발적인 반응을 접한 샌더스 의원은 18일 아이오와 주 유세에서 "다음 연설에서 데이비드를 연단에 세워야겠다"면서 "나보다 더 잘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속옷은 많이 있다"며 한 벌 뿐이라는 데이비드의 풍자를 웃음으로 되받았다.
SNL 제작진으로 잠시 활동하기도 한 칼럼니스트 딘 오베이댈러는 19일 CNN에 기고한 글에서 "대선에 출마한 샌더스에게 일어난 최고의 일"이라며 데이비드의 모사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데이비드가 샌더스와 그의 정책을 모르거나 따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샌더스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면서 "유머와 더불어 샌더스의 정견을 훌륭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TV 토론회를 그대로 옮겨 놓은 이날 SNL의 무대에서 배우 알렉 볼드윈이 흉내 낸 짐 웨브는 현재 민주당의 기류와는 어울리지 않는 보수적인 인사로,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이 분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백악관으로 가고자 어떻게든 변할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여인으로 묘사됐다.
다소 부정적인 이들과 달리 데이비드는 샌더스 의원 자체를 그대로 잘 보여줬다는 평을 듣는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샌더스 의원이 직접 출연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CN 방송은 데이비드의 명연기를 새러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을 배꼽 잡을 정도로 정확하게 모사한 SNL의 흉내 '명예의 전당'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연합뉴스)
SNL, 대선주자 샌더스 흉내 '대박'…샌더스 "나보다 더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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