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 주가 예산 부족으로 이유로 흑인 밀집 주거 지역에 있는 운전면허증발급소 31곳을 폐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앨라배마 주가 2014년부터 투표를 할 때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요구하는 '투표자 신분확인법'(voter ID law)을 시행 중인 상황에서 신분증의 일종인 운전면허증의 발급 사무소를 폐쇄함으로써 흑인 투표권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당장 민주당의 유력 대통령 선거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비판에 앞장섰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성명을 내어 "흑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카운티에서 운전면허증 발급 사무소를 닫은 앨라배마 주의 결정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투표자 신분확인법을 제정한 앨라배마 주가 신분증을 획득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 발급 사무소를 폐쇄함으로써 흑인의 투표권 행사를 더욱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의 모든 주에서 18세가 되는 모든 미국인이 자동으로 유권자로 등록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흑인의 인권 개선을 위한 '셀마 행진'으로 유명한 앨라배마 주 셀마를 지역구로 둔 정치인이자 주 유일의 흑인 민주당 의원인 테리 시월 주 하원의원도 "미국 여권, 군인 신분증 등 투표할 때 사진이 부착된 여러 신분증 중에서도 운전면허증이야말로 가장 사용 비율이 높은 것"이라면서 이번 조처가 당장 흑인의 투표 행사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앨라배마 주는 1천100만 달러의 예산 감축을 들며 운전면허증 발급소를 폐쇄하기로 한 대신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임시 운전면허증 발급소에서 관련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온라인을 통해 운전면허증 신규 발급·갱신 업무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시월 의원은 "흑인 극빈층 가정에서 컴퓨터로 온라인 업무를 볼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공화당이 의회와 주 정부를 장악한 주는 선거 부정행위를 막는다는 이유로 앞다퉈 투표자 신분 확인법을 제정했다.
이 법을 시행하는 주는 텍사스, 조지아, 미시시피 등 보수 남부 주를 필두로 17개 주에 달한다.
투표소에서 사진을 부착한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거나 신분증을 아예 제시할 필요가 없는 주는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뉴욕 주를 포함해 30개 주다.
애리조나, 오하이오, 버몬트 등 3개 주에서는 사진이 없는 신분증을 내면 된다.
인권단체와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지지층인 저소득층과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 유권자가 투표소에 나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투표자 신분확인법이 제정됐고, 이는 1965년에 만들어진 투표권리법에 어긋난다며 반대해왔다.
(연합뉴스)
미 앨라배마 운전면허발급소 폐쇄…흑인투표 위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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