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이야! 이놈 좀 잡게 도와주세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어제(24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은행 앞에 한 남성의 비명이 울려 퍼졌습니다.
은행 바로 앞 파출소에서 갑작스러운 비명을 들은 경찰관들은 반사적으로 파출소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은행 앞에서는 A(36)씨가 한 젊은 청년의 허리춤을 잡고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는 중이었습니다.
A씨는 이 남성이 사기꾼이라고 외쳤습니다.
A씨는 이날 추석을 앞두고 개인 업무를 보기 위해 은행을 찾았습니다.
은행에 들어서자 낯익은 인상의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바로 자신의 통장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계좌로 악용한 사기꾼 유 모(26)씨였습니다.
유 씨는 A씨에게 발견된 당시에도 누군가를 속여 가로챈 현금 3천400만 원을 보이스피싱 두목에게 송금하던 중이었습니다.
A씨는 고함을 치며 유 씨를 덮쳤습니다.
유 씨를 끌고 길 건너 파출소까지 데려갈 작정이었습니다.
결국, A씨는 현장을 목격한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자신을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이용한 범인을 스스로 붙잡았습니다.
A씨가 유 씨와 악연을 맺은 사연은 이랬습니다.
신용도가 낮아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A씨는 누군가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들었습니다.
대출회사의 대출금 지급 통장으로 자신명의의 계좌를 쓰면, 거래 내역이 많아져 신용도를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정이 궁했던 A씨는 자신의 통장을 대출회사의 대출금 지급 계좌로 쓰게 하기로 하고, 유 씨를 만났습니다.
유 씨에게 자신의 계좌로 입금되는 수천만 원가량의 돈을 꼬박꼬박 찾아 건넸습니다.
그러기를 수차례, A씨는 어느날 경찰서로부터 "당신의 계좌가 보이스피싱범죄에 사용됐다. 출두하라"는 날벼락 같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억울한 누명에 낙심하던 A씨는 추석을 며칠 앞두고 은행에서 유 씨와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된 것입니다.
경찰은 유 씨가 붙잡히면서 A씨의 사정을 알게 됐습니다.
또 유 씨로부터 보이스피싱 총책에게 입금하던 3천400만 원 중 1천300여만 원을 되찾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A씨와 비슷한 이유로 통장을 제공하고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통장 명의자도 동행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은행 앞에서 '사기꾼!' 고함…두 남자가 격투를 벌인 사연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