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은 남 이야기입니다. 올해 수익은 반 토막 났고, 하루가 다르게 배에 찍히는 반점이 늘어나면 한숨밖에 안 나와요."
전북 전주시 원동에서 도동농장을 운영하며 배 농사를 짓는 최종호(54)씨. 23일 만난 최씨는 9천평이나 되나 너른 배 농장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고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는 작년 이 농장에서 수확한 배를 출하해 2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7천여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습도가 높을 때 생기는 '흑석병' 때문에 최씨가 1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배에 검은 반점이 군데군데 박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이렇게 반점이 있으면 백화점이나 마트로 나가는 정품 출하는 꿈도 못 꾸고 비품(반점 등 하자가 있는 상품)으로도 팔기 어렵다"며 "올해 배값이 올라 작년 상품이 남은 공장이나 건강원은 배를 받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 상품이면 한상자에 1만5천원 정도 받는데 비품으로 나가면 그 절반 가격도 못 받는다"며 "올해 초부터 발생한 냉해피해와 착과 불량에 흑석병까지 겹치면서 농사를 못 지을 지경"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최씨와 같이 흑석병 때문에 농사를 망친 농가는 원동 주변 100여 농가 중 70% 정도이고 이중 인건비와 농자재 값도 나오지 않아 수확을 포기한 농가도 있다.
냉해를 입었던 지난 5월 국회의원과 전북도 관계자 등이 농가를 찾아 농작물 피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흑석병은 병충해로 인한 피해라 농작물 재해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며 "수확량 감소에 따른 부담은 농가에서 질 수밖에 없고 내년 농사에 대비해 흑석병이 발생한 나무의 가지나 잎은 불태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추석 대목은 남 이야기"…전주 배 농장들 흑석병에 '울상'
전주 원동 농가 70%가 피해…농작물 재해보험도 적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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