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9일 오후 8시27분.
서울동물원 제1아프리카관에서 8년 만에 새끼 기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새끼 기린 탄생이 더욱 뜻 깊은 것은 출산한 암컷 기린 '환희'가 8년 전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개체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은 '삼복더위에 태어나 더위에 지치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 이름을 따 새끼 기린의 이름을 엘사라고 지었다고 23일 밝혔다.
엘사의 아빠는 무려 23살인 제우스다.
기린의 평균 수명은 약 26년으로 거의 할아버지인 셈이다.
그럼에도 제우스는 현재 서울동물원 기린 중 서열 1위로 모든 암컷을 거느리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서울동물원 사육사들은 7월9일 환희가 출산 징후를 보이자 환희를 보정틀로 유도해 출산 준비를 마쳤다.
이후 환희는 진통을 시작했지만 엘사의 한쪽 발만 나온 상태로 스스로 출산을 하지 못했다.
엘사의 폐사를 우려한 수의사와 사육사 8명은 환희의 산도에 손을 집어넣어 약 1시간 동안 엘사를 잡아당긴 끝에 출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출산 후에도 엘사는 3시간이 지나도록 스스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앞다리가 접힌 상태로 앉아있어 사육사들은 마음을 졸였다.
보통 새끼 기린은 출산 후 약 25분이면 혼자 걸을 수 있다.
이에 사육사는 엘사가 혈액순환 장애와 다리 관절 굳음으로 영구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환희와 엘사를 분리한 뒤 다음 날까지 엘사를 품에 안고 세우기를 반복한 끝에 엘사는 스스로 서게 됐다.
어려움은 계속 됐다.
엘사가 환희의 젖을 무는 걸 확인했지만 첫 출산인 환희가 초유를 제대로 분비하는지 확신할 수 없어 사육사들은 백방으로 수소문해 경기도 파주의 젖소 농장에서 초유를 어렵게 얻어와 먹이기까지 했다.
초식동물에 초유는 면역성분을 공급하는 중요 물질로 초유를 먹지 못한 새끼 동물은 높은 폐사율을 나타낸다.
많은 직원의 노력 끝에 엘사는 출산 77일이 지난 현재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엘사는 이달 초부터 관람객이 적은 오전 시간에 한두 시간씩 환희와 함께 야외 방사장에 나와 기존 무리와 합류하는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24일부터는 서울동물원 방문객도 야외방사장에서 엘사를 만날 수 있다.
노정래 서울동물원장은 "앞으로도 서울동물원은 동물 종(種) 보전과 복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동물원 기린 代 이었다…8년 만에 새끼 기린 탄생
난산에도 오뚝 일어선 '엘사'…엄마 '환희'도 2007년 서울동물원서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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