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귀한 손님을 맞이하느라 잔뜩 들떠 있습니다.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애 최초로 5박 6일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기 때문인데요, 신교도들의 나라 미국이 이렇게 가톨릭 교황의 방미를 가을의 축복이라고까지 부르며 열광하는 배경이 뭘까요? 박진호 특파원이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휴대전화를 쓰시는지 궁금해요.]
['셀카'를 찍어본 적이 있으신지, 뭔지는 아시는지?]
[폐가 일부 없는데 어떻게 사셨는지 여쭤볼래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지도요!]
교황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을 떠올리고 있는 이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은 교황이 미국에서 들르게 될 유일한 학교의 학생들입니다.
뉴욕의 흑인 거주지역, 할렘에 있는 공립학교인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처럼 미국에서도 낮은 곳으로 임해 희망을 전할 예정입니다.
미 의회 연설 직후에는 일용 노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푸드트럭 봉사현장을 찾아가고, 성 패트릭 교회로는 노숙자 모녀도 초대했다고 합니다.
미사를 집전할 때 앉을 나무 의자도 이주 노동자들에게 제작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단지 가톨릭교도들의 축제가 아닌 소수 민족과 이주 노동자들의 축제로, 빈부 격차가 30년 만의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미국인들에게 교황은 마치 구원과도 같은 겁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극히 드물고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쉽지 않아서 대통령에게도 시장에게도 서민들은 기대를 버린 모습입니다.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심지어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실리콘 밸리 신화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어서 MBA 문화가 키워낸 부의 편중에도 큰 우려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평소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분명히 해온 프란치스코가 이번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정치권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정치인이 아닌데도, 교황의 발언이 가져올 정치적 후폭풍은 대선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만큼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시기 시진핑 중국 주석도 집권 후 처음으로 뉴욕을 방문하는데도,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교황에게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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