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례자는 2억 7천만 원을 투자한 가맹점을 ‘빼앗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와 동갑인데다 틱 장애를 앓고 있어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지요. 가맹점은 2011년 시작했습니다. 10년 계약을 맺고 7년을 영업해 온 점주에게 가맹점을 인수했습니다. 이전 점주와 본사 직원으로부터 남은 3년이 아닌 5년을 계약한다는 말에 계약서도 제대로 안 보고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2013년에는 1천5백만 원을 들여 본사의 요구대로 인테리어도 했지요.
하지만 자신의 매장을 관리 감독하는 지역담당자가 교체된 2013년 4월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역담당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위생평가를 한 것이지요. 피자헛 가맹점은 지난달까지 3가지의 위생검사를 받아왔습니다. 본사와 위부 위생검사 기관, 지역담당자의 검사지요. 이 사례자의 매장은 2012년 본사의 위생평가에서는 전국에서 10개만 뽑는 우수매장에 4번이나 선정됐는데 유독 2013년에 바뀐 지역담당자는 3번이나 영업정지를 내릴 정도로 위생평가에서 낙제점을 줬습니다. 강원도 지역의 다른 매장에 비해 매출도 우수했지만 수긍하기 힘든 평가를 받은 것이지요.
사례자는 계약 3년 만인 지난해 4월 본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당초 들은 대로 5년이 아닌 3년 만에 계약 해지를 당한 것이지요. 게다가 계약해지를 당한 바로 다음날부터 자신에게 낙제점을 줬던 지역담당자가 바로 매장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사례자는 “원주 혁신도시가 들어서 매출 전망이 밝은 매장을 지역담당자가 본사와 합작해 빼앗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억울하고 분한 사례자는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지난 11일 패소했습니다. 계약서를 제대로 보지 않은 사례자의 책임이 너무 컸던 것이지요. 사건을 담당한 부장판사는 “사례자의 사연이 안타깝긴 하지만 계약서가 너무 명백해 이런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가맹 점주의 사연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꼈지만 피자헛 갑질 논란은 결국 SBS 8뉴스에서도 다루지 못했습니다.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이틀 앞두고 피자헛 본사가 가맹 점주들과 상생 협약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매달 매출의 5%씩 걷어가는 광고 홍보비의 상세 내역 공개, 가맹 점주에게만 부담을 전가하는 프로모션 중지, 계약서상에도 없는 가맹점 서비스 수수료, 이른바 ‘어드민 피’ 부과 등 본사와 가맹 점주들 간의 갈등 사항을 논의하는 협상 테이블을 본사가 마련한 것입니다.
상생을 위한 협의는 당장 이번 주 일요일부터 시작됩니다. 종합감사가 끝나기 전인 10월 6일까지는 그 결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논의는 빠르게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증인 채택을 한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실에서 직접 본사와 가맹 점주 간의 협약 중재에 나서 상생에 대한 기대는 높습니다. 이학영 의원은 큰 이슈가 된 아모레 퍼시픽의 횡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해서 가맹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결 방안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이 협의의 결과를 기다리며 방송이나 취재파일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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