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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CNN 2차 TV 토론 수익금 기부하라" 공개 요청

"TV 광고료 40배 폭등은 순전히 내 덕분" 내놓고 자랑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 참가한 주자 중 여론 조사 1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69)가 오는 16일(현지시간) 경선 주자의 2차 TV 토론을 주최하는 CNN 방송에 이색 제안을 했다.

TV 토론으로 벌어들인 광고 수익금을 다양한 퇴역 장병 단체에 기부하라고 CNN에 공개편지를 보낸 것이다.

9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는 제프 저커 CNN 사장 앞으로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하고 9일 트위터에서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6일 폭스 TV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방송된 1차 공화당 경선 토론회에서 시종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경쟁자를 압도했다.

시청자 2천400만 명을 TV 앞으로 끌어모은 이 토론회는 역대 미국 케이블 TV 최다 시청자 수 기록을 세웠다.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는 최근 2차 토론을 앞두고 CNN 방송의 광고료가 무려 40배나 치솟았다는 보도를 접하자, 순전히 자신의 공이라며 CNN 방송에 광고 수익금을 은퇴 장병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에드 에이지라는 광고 전문 매체에 따르면, CNN 방송의 2차 토론에 붙을 30초 분량의 광고료는 평소 5천 달러의 40배인 20만 달러로 올랐다.

트럼프는 민망함도 잊은 듯 공개편지에서 "자랑하고 싶지 않지만, 엄청난 시청자의 관심과 광고료의 폭등은 100% '도널드 J 트럼프' 덕분"이라고 적었다.

그는 "모든 TV 광고 수익금은 여러 퇴역 장병 단체로 가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물들인 퇴역 군인들은 그간 정부와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은 정치인 탓에 끔찍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억만장자로서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선거 운동 자금을 마련해왔다고 강조한 트럼프는 CNN 방송도 2차 TV 토론을 자선을 베푸는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저커 CNN 사장은 TV 토론을 '공공 서비스'로 여기고 여기에서 파생될 엄청난 광고료를 회사의 수익으로 챙기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1차 토론 후 몇 차례 선거 운동에서 저커 CNN 사장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면서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토론회에 불참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왔다.

트럼프의 느닷없는 요청에는 퇴역 장병과 자신의 병역 기피 논란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자신의 '멕시코 불법이민자' 발언을 비판한 베트남 전쟁 미군 포로 출신의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에 대해 "전쟁영웅이 아니다. 포로로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영웅이라는 것인데 나는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며 조롱해 퇴역 군인들의 비판을 자초했다.

매케인을 비웃은 트럼프는 정작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4년부터 대학 학업을 이유로 네 차례에 걸쳐 징병을 유예받아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자신을 향한 퇴역 군인들의 비우호적인 시선을 CNN 방송을 이용한 기부로 절묘하게 바꾸고 이미지도 개선하려는 의도라는 풀이다.

'막말 대장' 트럼프를 필두로 공화당 경선 주자 16명이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관인 에어포스원 파빌리온에서 벌일 2차 TV 토론이 케이블 방송 시청률 역사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울지 관심거리다.

CNN 방송은 TV는 물론 공짜로 인터넷으로도 토론회를 생중계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1차 토론회 방송사인 폭스 TV의 시청률을 의식한 조처다.

케이블 TV 가입자는 TV로, 비가입자는 인터넷 홈페이지 CNN.com과 CNN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토론회를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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