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는 내가 열망해온 게 아니다." 엘리자베스 2세(89) 여왕이 9일(현지시간) 오후 최장 재위 영국 군주 등극을 맞이해 밝힌 소감이다.
여왕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인 2만3천226일 16시간 23분(약 63년7개월) 넘어서 영국 역사상 최장 재위 군주로 기록됐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에서 열린 새로운 열차 노선 개통식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2세는 연설 도중 "많은 사람이 오늘의 또 다른 특별함에 대해 친절하게 언급해줬다"고 운을 뗀 뒤 이렇게 덧붙였다.
이어 "불가피하게 기나긴 인생은 많은 이정표를 지나간다. 내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며 "하지만 여러분과 국내외에 있는 모든 다른 이들이 보내준 후의에 감사드린다"고 짤막한 소감을 마무리했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하원에서 한 발언 서두에 여왕이 국가에 해준 봉사 규모는 이해할수 없을 만큼 지대하다면서 여왕에 경의를 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여왕은 "국가들의 가족을 건설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서 "여왕이 이 나라를 위해 하신 것들을 과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칭송했다.
앞서 그는 "지난 63년간 여왕께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 버팀목이 돼 줬다"면서 "여왕이 보여주신 봉사와 의무의 이타정신을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칭송해왔다"고 말했다.
해리엇 해먼 노동당 당수 직무대행도 "우리의 진심 어린 축하와 찬사,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감사를 드린다"는 칭송의 말로 의회 발언을 시작했다.
그녀는 "여왕의 헌신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면서 "89세의 나이에 오늘도 공무를 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의 발모랄 성에서 여름을 지내는 여왕은 이날 열차 노선 개통식에 참석하고 시승하는 공식 일정만 가졌다.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는 여왕이 이날을 평소와 같은 날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발모랄 성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에든버러에 도착한 여왕은 시내 웨이벌리역 주변 연도와 에든버러 인근 개통식 행사장 주변에서 많은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푸른 색 정장에 푸른색 모자를 쓴 여왕은 여자아이 등으로 꽃다발을 받았다.
런던 시내에선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일련의 선박들이 타워 브리지에서 웨스터민스터사원까지 항해했고 벨파스트 호는 네 발의 예포를 쏘아 올렸다.
1926년 4월 21일 태어난 엘리자베스 2세는 1952년 2월 6일 부친인 조지 6세가 세상을 뜨자 25세의 나이로 왕위를 이었다.
여왕이 최장 재위 영국 군주가 되는 동안 왕위 계승 1순위인 찰스 왕세자는 66세가 됐다.
다이애나비에게서 태어난 손자 윌리엄이 결혼해 여왕에게 증손주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까지 안겼다.
'군림은 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영국 군주로서 여왕은 재위 기간 윈스턴 처칠을 시작으로 캐머런까지 모두 13명의 영국 총리를 맞았다.
여왕은 여전히 매주 한 차례 총리와 독대를 하고 있다.
여왕의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 6월 왕위에 올라 1901년 1월 세상을 뜰 때까지 63년 넘게 영국을 다스려 그동안 최장 재위 영국 군주로 기록돼 있었다.
(연합뉴스)
영국 여왕 "권위는 내가 열망해온게 아니다"…영국 역사상 최장재위
"기나긴 인생은 많은 이정표 지나…국내외 많은 사람들의 후의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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