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 폭력 가해 학생들이 무서워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고등학생이 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경징계를 받아 학교를 잘 다니고 있는데, 피해 학생은 말로 못할 정도의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노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6월, 대전 서구의 한 고등학교.
당시 1학년이던 맹 군이 같은 반 박 모 군과 말다툼 과정에서 박 군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맹 군은 부서진 안경 렌즈가 동공에 박히면서 각막이식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가해자인 박 군에게 내려진 징계는 사회봉사 5일, 특별교육 1일이 다였습니다.
괴롭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반 이 모 군 등 4명은 눈을 다친 맹 군에게 '애꾸눈'이라고 놀리며 욕설을 퍼붓고 책을 훔쳐갔다며 도둑으로 몰았습니다.
학부모가 1년간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알고 가해 학생들의 전학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학급을 바꾸는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 : 가해 아이들의 학습권, 인권 보호라는 조치 하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건지 모르겠는데요. 그렇다면 피해 학생은 이런 경우에 이중, 삼중고를 겪는다는 게 가장 문제점인 거 같아요.]
학교 측은 폭력 수위가 전학을 보낼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가해 학생 1명의 부모가 당시 학교운영위원이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학교 관계자 : 이 아이들을 전학 보내지 아니하고서는 학교를 못 올 정도로 가해 학생들의 행위가 심하다 그렇게는 안 본 거 같아요.]
이런 가운데 맹 군은 가해 학생들의 보복이 두려워 지난 7월 초부터 학교를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맹 모 군/학교폭력 피해 학생 : 보복이 너무 무섭고요. 자꾸 걔네랑 같이 학교 다니는 게 무섭고 부담스러워서 못 나가고 있는 거예요.]
참다못한 맹 군의 부모는 가해 학생들을 상해, 모욕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가혹하고 가해자에게 관대한 사후 처리 때문에 결국 서로의 상처만 깊어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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