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폭락과 급등을 반복하면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과 중국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 당국의 잘못된 정책과 시장개입, 비민주적 시스템 등으로 인해 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측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문제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26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가 전 세계에 퍼질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가장 날 선 발언을 쏟아낸 사람은 막말로 유명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트럼프는 "미국과 중국이 단단히 연결된 상황이어서 중국의 경기 둔화는 미국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줄곧 지적해왔다"며 "중국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연을 끊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국에 대한 반감이 불거지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방미 일정을 취소하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행동, 정부의 끊임없는 시장 개입 등을 고려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미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등 다른 서구 언론들도 중국 당국의 능력이나 개혁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공산당이 경제 개혁에 나설 인센티브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이 겁을 먹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제 변화는 정치체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보니 중국 정치권이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달러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초기에는 독재 국가들이 빠르게 성장하지만 이후 국민소득이 현재 중국 수준에 이르렀을 때 민주화를 이뤄낸 곳만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예로 1970년대 일본, 1980년대 타이완, 1990년대 한국을 들었습니다.
반면, 중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시사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준이 2008년 12월 이래로 0% 수준으로 유지해온 금리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인상하겠다고 거듭 시사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고 이것이 신흥국의 경제 위기와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야오위둥 인민은행 금융연구소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에 금융시장이 불안해하면서 미국 증시가 주저앉고, 전 세계적인 자산 투매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연구원의 장밍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연준 금리인상의 피해자"라며 연준의 움직임 때문에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망은 26일 글로벌 증시 급락의 도화선은 중국 증시의 폭락상황보다는 오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대에 원인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환구망은 또 사설에서 "중국 증시는 예측이 어렵지만 중국 경제는 통제가능한 상태"라며 중국경제가 불안하다는 서방 시각을 일축했습니다.
환구망은 서방과는 달리 중국 증시에서 주가와 실물경기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면서 지난 7월 초 주가폭락 당시 정부의 대응과 지금 정부의 대응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에는 정부가 직접 구원투수로 등판했다면 지금은 관중석에 앉아 응원하는 모습이라고 환구망은 비유했습니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쿼츠도 "지난 24일 증시 폭락을 두고 중국을 탓하는 것은 숙취의 책임을 바텐더에게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중국을 옹호했습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시장 정화'에 나서겠다며 주식시장 폭락과 관련된 부정행위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당국이 증시 폭락 사태의 책임을 질만한 존재를 찾아 나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달에도 증시 폭락의 배후에 알리바바 그룹 관련 전자업체가 있다는 소문을 바탕으로 조사단을 꾸려 정식 조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미국-중국, 글로벌 경제위기 놓고 "네 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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