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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 set, Go!] "현실을 좇으세요!"

영화 다크나이트·인터스텔라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Get set, Go!"는 SBS뉴스가 졸업과 취업 시즌을 맞은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줄 만한 명사들의 관련 연설 등을 모아 제작하는 시리즈입니다. "Get set, Go!"는 육상 경기에서 출발을 알리는 신호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상징합니다.

2015년 6월. 미국 프린스턴 대학 졸업식 대표 연사로 나선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행사에 와선 이렇게 말하는 위대한 전통이 있죠. '꿈을 좇으세요.'"

"하지만, 저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그런 말을 믿지 않으니까요."

"저는 여러분이 '현실'을 좇길 바랍니다."

"내가 만든 영화('인셉션', '인터스텔라')를 본 관객들은 이런 질문을 제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게 꿈인가요, 현실인가요?' 사람들은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실이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현실을 초월해 살 수 없습니다."

현실의 중요성을 강조한 놀란 감독은 자신의 세대가 많은 놀라운 일을 성취했지만 현실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진실을 말하자면, 우리 세대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우리 세대가 세상에 나갈 때 우리는 세상을 서로 연결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지리적, 경제적 경계를 넘어서 생각이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인종주의나 소득 불평등, 전쟁 같은 문제들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죠. 우리는 틀렸습니다. 소통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놀란 감독은 화려한 단어로 근본적 문제를 가리는 사람들에게 속지 말고, 끊임없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합니다.

"누군가 '알고리즘' 같은 말을 쓰면 의심하세요. 그 사람이 수학자나 컴퓨터 과학자가 아니라면요. 자기나 회사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감추려는 사람입니다. 이런 화려한 단어에 속지 말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근본적 문제를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변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 변화를 이끌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문제들 말입니다."

"현실을 좇으세요!"

"꿈을 희생하고 현실을 좇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꿈을 실현하는 토대인 현실을 좇으라는 말입니다."

놀란 감독은 재치 있는 말로 졸업생들을 격려하며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이야기를 하지요. (내가 만든 영화) 배트맨의 주인공인 브루스 웨인에 대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브루스 웨인은 프린스턴 대학에 다녔죠. 그러나 졸업은 못 했습니다. 그러니까 내일부터 여러분은 이미 배트맨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셈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좋은 것들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자기 세대의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새로운 출발을 앞둔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기획/구성 : 임찬종, 그래픽: 박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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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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