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한 거 아닙니까, 공연장에서 보험설명이라뇨."
지난 29일 지인의 초대로 부산의 한 환경포럼이 주최한 '평양예술단' 공연에 참석한 김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날 7시부터 50분가량 을숙도 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공연 1부 행사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기 전 갑자기 한 보험사 직원 10명이 올라와 800여 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보험법에 관한 설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들을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 씨가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보험사는 공연 주최자인 환경포럼을 후원하는 기업이었다.
문제는 쉬는 시간을 잠깐 이용하는 줄 알았던 보험법 설명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 2부 공연 예정 시간이 넘겨 45분이 넘게 이어졌다.
김 씨는 주최 측이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씨는 "아는 사람이 7만7천원짜리 표인데 사하구의 한 단체가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공연을 열었다고 해서 갔는데 보험사 설명을 장시간 들어야 하는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구청에서 운영하는 문화회관에서 특정 단체가 보험업체와 함께 이런 일을 벌이는데 왜 대관을 허락해 해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을숙도 문화회관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잘못을 인정했다.
해당 단체가 공연을 신청할 당시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연이라며 공익적인 목적만 밝혔을 뿐 보험사 설명회 등은 전혀 신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을숙도 회관 측은 해당 단체에 대해 경고 서한을 보내고 향후 대관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다른 의혹도 제기했다.
해당 단체가 지역 주민을 위한 공연이라고 홍보했지만 대관을 위한 핑계일뿐 사실상 단체 회원들을 위한 행사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김 씨는 "보험설명이 길어지는 데도 몇 명만 불만을 제기할 뿐 아무도 이의가 없어서 이상했다"면서 "나중에 알고보니 대부분이 이들 단체 회원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환경 포럼 대표 이모 씨는 "우리 단체 회원이 500 명 가량 있었지만, 지역민도 300여 명 초청했기 때문에 공익 목적의 행사라는 점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부산=연합뉴스)
'무료공연 이유 있었네' 2시간 30분 공연에 45분 보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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