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매주 금요일 만나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입니다. 어제(23일)가 중복이었죠. 그래서 오늘은 의학적으로 보양식 무엇이 좋은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보양식 참 종류가 많잖아요. 삼계탕도 있고 보신탕도 있고 어떤 분은 장어구이가 좋다는 분도 계시고. 흑염소 찾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것이 좋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대단히 죄송하지만 말씀하신 게 다 잘못된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건 다 아니에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흔히 알고 있는 보양식은 기근에 시달리던 구시대 보양식입니다. 옛날에는 칼로리가 절대 부족했으니까요. 기름이 많은 종류가 보양식으로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성인병을 걱정하는 영양 과잉 시대잖아요. 오히려 칼로리가 넘쳐납니다. 말씀하신 삼계탕이나 보신탕, 장어... 이런 거 한 그릇 드시게 되면 900칼로리는 거뜬히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밥 3~4그릇을 훌쩍 넘기는 칼로리거든요. 기분은 좋을지 모르지만 건강에는 아주 해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마트하게 요즘 시대에 맞게 만든 보양식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스마트하게 보양식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러면 스마트한 보양식이 뭘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저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은데요. 첫째 특별한 고기나 특수 부위를 찾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 장어구이가 왜 보양식이 됐는가 생각해봤는데요. 왠지 장어를 보면 꿈틀거리고 힘차게 움직이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홍혜걸/의학박사:
그래서 사람들이 저걸 먹으면 힘이 넘친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또 왜 하필 흑염소일까도 의문입니다. 하얀 염소하고 다른 특수한 성분이 있겠느냐 하는 얘기죠. 마찬가지입니다. 개고기를 굳이 먹어야 하는가.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뭐가 다를까 하는 거죠. 심지어 뱀이나 지네 해구신 이런 거 찾는 분도 계시잖아요. 이게 전부 다 의학적으로 소용없는 짓입니다. 왜냐하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인간이 먹게 되는 위장 안에서 20가지 아미노산으로 분해가 됩니다. 그러니까 뭘 먹어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고기나 부위를 찾을 이유가 없다는 말씀 드리고요. 두 번째는 한꺼번에 폭식하는 게 아주 안 좋습니다. 대부분의 보양식은 드실 때 날 잡아서 한꺼번에 드시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잔뜩 먹고 평소에는 먹지 않는데 진정한 보양식은 조금씩 자주 드셔야 합니다. 이유는 보양식의 본질이 단백질인데요. 단백질은 지방하고 탄수화물하고 달리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몸에 저장되지 않고 바깥으로 빠져 나갑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소장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 형태로 흡수되는데 시간당 7g 정도가 최대 흡수량입니다. 보통 음식물이 4~5시간 소장을 지나가면서 흡수가 되는데요. 이걸 계산하면 단백질을 최대 30g 정도 몸으로 들어온단 말이죠. 이게 순수 단백질이니까 수분이 들어간 고기로 환산하면 무게로 150g 내외 정도예요. 그러니까 한 근이 600g 이잖아요. 그러니까 4분의 1근이라는 얘깁니다. 만일 우리가 회식자리에서 보양식으로 고기를 4분의 1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되면 나머지는 모조리 변으로 빠져나가는 거죠. 이게 보통 아까운 게 아닙니다. 고기는 이렇게 한꺼번에 드시면 안 되고, 매일 조금씩 자주 드시는 게 좋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헛돈 썼네요.
▶ 홍혜걸/의학박사:
헛돈입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단 얘깁니다.
▷ 한수진/사회자:
150g 정도만 흡수가 되는 거고 나머지는 다 빠져나간다는 거예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 한수진/사회자:
단백질 말고 기운 내는데 도움 되는 건 없나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게 비타민이죠. 비타민이 신진대사를 촉매해서 힘을 내는 풀무질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나트륨 같은 전해질이죠.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니까요. 나트륨이 빠져나가고 축축 처지는데요. 그래서 비타민과 나트륨을 단백질 위주의 식단과 함께 구성을 하면 더울 때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나트륨이 부신을 자극해서 아드레날린, 코티솔... 이런 걸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홍 박사님께서 권유하는 바람직한 스마트한 보양식은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저는 계란을 권유하고 싶어요. 너무 평범했나요? 왜냐하면 계란은 우리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값이 싼 단백질이기 때문입니다. 계란 하나가 60g정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요즘 시세가 200원 정도 하더군요. 그런데 소고기는 등심 한 근이 600g인데 4만 원 정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단위 그람당 계란이 소고기보다 무려 20분의 1이나 싼 단백질이에요. 그리고 계란은 단백질 이외에도 비타민 미네랄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예컨대 비타민A의 함유량을 봤더니 소고기의 20배나 많이 들어있다는 거죠. 칼슘도 소고기의 2배 정도 많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같을 때는 끼니때마다 계란을 찾는다든지 아니면 후라이 형태로 가볍게 소금을 뿌려서 드신다면 힘을 내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훌륭한 보양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계란 좋은 건 다 아는데 말이죠. 노른자의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습니까? 그런 얘기도 많이 하던데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게 알고 계신 분들 많은데 완전한 오해입니다. 누명을 풀어야 할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계란 안에 콜레스테롤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노른자 안에 말이죠. 그런데 이걸 많이 먹는다고 해서 우리 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거죠. 이유는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식품을 먹어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쁜 건 동물성 포화지방입니다. 왜냐하면 몸 안에서 콜레스테롤이 올라가는 건 동물성 포화지방을 원료로 간에서 만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동물성 포화지방을 차단하는 게 훨씬 중요한 거지 계란이나 오징어, 새우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먹는 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계란이나 오징어보다는 오히려 동물성 포화지방이 많이 든 유지방 아이스크림 또는 삼겹살 이런 게 훨씬 더 우리가 경계해야 할 식품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 정부에서는 보통 건강한 사람은 계란이나 새우나 오징어처럼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 라고 공식적인 식사지침을 역사적으로 변경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얘기죠. 그리고 몇 년 전에 영국 정부 같은 경우는 매일 계란을 두 개씩 먹자, 이런 캠페인을 벌인 적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매일 두 개씩이요? 콜레스테롤 때문에 한 개 이상 먹지 말아라, 한 동안 그런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아니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완전히 잘못된 의학 상식이고요. 공식적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뒤바뀌게 된 거예요. 지침 자체가 바뀐 겁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 때문에 계란 못 먹는다, 이렇게 얘기하시면 잘못된 상식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혹시 계란이 안 먹거나 안 드시는 게 나은 그런 환자 같은 분들은 없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래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 라든지, 유전적으로 높은 분들도 있고 이미 성인병을 심하게 앓고 있는 분이 계시다고 하면 그래도 제가 볼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고요. 그럴 때는 방법이 간단합니다. 노른자를 빼면 돼요. 노른자는 예컨대 한창 자라야 할 자녀분들에게 많이 드리면 되고 나이 좀 드신 성인병을 앓고 있는 분이라면 흰자 위주로. 흰자는 콜레스테롤 지방 전혀 안 들어있단 말이죠. 순수 단백질이기 때문에 흰자 위주로 삶아서 샐러드 형태로 아니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후라이 형태로 드시면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요즘 항생제 걱정도 많이 하세요. 그런데 무 항생제를 표방하는 계란도 많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거 위주로 드시면 건강도 값싸게 챙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계란 보면 별별 계란들이 다 나오더라고요. 각종 성분들도 들어있고 무항생제 계란도 있고, 동물복지 계란도 있고. 초복 중복 지나고 이제 20일 후면 말복이 되는데 200원에 최고의 보양식을 권유해 주셨습니다. 계란. 참 좋은 것 같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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