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모유 수유 열풍이 불어서 "생후 1년까지는 모유만 먹여야 한다"는 식의 잘못된 상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보자는 모유가 잘 나오지 않자 지인의 소개로 인터넷 모유 판매 사이트에서 냉동 모유를 구입했습니다.
50mL 한 팩당 우리 돈 4~5만 원 선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팩을 해동할 때 보니 하얀 분말이 나타났고, 맛도 분유보다 훨씬 달았습니다.
일본 식품분석센터의 검사 결과 소량의 모유에 물과 분유를 섞은 가짜 모유였을 뿐 아니라, 일반 모유의 최대 1천 배에 이르는 렌사 구균이 검출됐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유아에게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또 실제 모유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베타 락토글로불린이 나왔는데, 이는 젖 알레르기가 있는 유아에게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건강한 성인이 섭취한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아기에게는 절대 먹여서는 안 되는 세균 덩어리였던 겁니다.
아기 엄마를 더욱 분노하게 한 건 모유와 함께 들어 있던 손편지였습니다. "모유의 주인이 음식과 생활에 신경을 썼으니 틀림없이 맛있을 거"라고 써 보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판매처가 여러 곳 있어서 관계 당국이 조사를 확대한다고 밝혔는데요, 문제는 미국이나 중국, 우리나라에서도 모유 거래가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냉동 모유를 먹고 성병에 걸렸다거나 모유에서 소의 DNA가 나왔다는 등의 보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모유가 충분치 않은 엄마들의 죄책감을 노린 악질 사기가 판치는 겁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모유 판매에 관한 명확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모유는 체액이기 때문에 식품으로 분류하기가 애매하다는 이유인데요, 사고가 나기 전에 우리 보건 당국도 미리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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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최근 연이은 막말로 뉴스의 중심에 선 인물이 있습니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인데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걸까요? 김우식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지난달 16일 대선 출마 연설 : 저는 장벽을 세울 겁니다. 벽 쌓는 데에 저만한 사람은 없답니다. 굉장히 저렴하게 지을 겁니다. 저는 남쪽 국경에 엄청난 장벽을 올리고 멕시코에 비용을 물릴 겁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말이 있죠.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마약 범죄자와 성폭행범에 비유하며 계속 논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공화당 전체가 "잘했다.", "잘못했다." 서로 싸우는 자중지란에 빠졌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그 대가로 NBC 방송사나 MACYS 백화점 같은 굵직한 사업 파트너들을 잃어버리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독설을 멈추지 않는 데는 사업가다운 분명한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먼저 불법 체류자 문제는 보수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공감하는 이슈입니다. 본선에서의 승리는 어차피 나중 일이고 당내 경선에서의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산토끼보다 집토끼를 잡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안 그래도 공화당에는 특별히 급부상하는 후보가 없어서 실제로 출마 발표 전에는 지지율 3% 안팎에 불과하던 트럼프가 발표 보름 뒤에는 지지율이 10%까지 올라갔고, 젭부시 전 플로리다지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또 시끄러운 논쟁이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줘서 한동안 미 언론이 트럼프 소식에만 열중하느라 공화당 내 10여 명의 다른 후보들은 신문과 방송에서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반짝 관심은 머지않아 거품이 빠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선거 초반 트럼프의 등장으로 공화당과 당내 유력후보 젭부시는 속이 타는 기분일 텐데요, 덕분에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만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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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원래도 정치인이었지만, 이제 진짜 정치인이 됐구나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야기인데요, 지난주 민선 6기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성엽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박 시장은 이미 메르스 사태 초기에 중앙정부와 소신껏 맞서며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부터 정치인으로서의 의중을 작심하고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주년 회견도 시작은 메르스였는데요, 그보다 중점적으로 전달한 건 서울시장이 서민들의 민생 회복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임기 1년에 대한 소회라기보다는 마치 어디에라도 나가기 전에 던지는 출사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민선 6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 아낌없는 선제대응, 적극 대응, 총력대응을 펼치겠습니다. 향후 서울시정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입니다.]
빚을 내서라도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하는 게 회견문의 의도를 더 읽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민생과 경제, 어찌 보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 당연한 주제가 이날따라 남다르게 느껴진 건 아마도 절묘한 타이밍 때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헌정 사상 처음 보는 구경거리를 주고 있고 야당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직 인선을 두고 계파 간 갈 데까지 가보자며 맞섰습니다.
국민들은 듣도 보도 못한 메르스라는 공포를 체험하고 있는 와중에 말이죠. 그러니까 정치권이 정치게임에 허우적대고 있는 틈바구니를 잘 노린 겁니다.
몇 달 전엔 박 시장 스스로도 가회동의 새 공관을 방문한 기자들에게 "민선 5기 재임 때는 시민운동가와 행정가가 섞인 모습이었지만, 6기에 들어서야 행정가와 정치인의 중간 정도는 된 것 같다"고 자신을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박 시장이 정치인으로서 어떤 꿈을 꾸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행정가로서의 방패를 벗어나 정치 한복판으로 나간다면 그만큼 세상은 그에게 더 혹독한 걸 요구할 테고 그는 수많은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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