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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제가 찔렀습니다"…살인을 자백한 남자






문 : 당신은 다른 사람을 칼로 찔러 살해한 사실이 있나요?
답: 네, 있습니다. 2000년에 익산 약촌오거리 버스정류장 부근이었습니다.

문: 누구를 칼로 찔러 살해했죠?
답: 택시기사입니다. 왼쪽 어깨 쪽 옷을 잡고 찔렀습니다. 칼끝에 뼈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2003년 6월 5일 김 모 씨의 진술 조서


살인을 자백하고 있는 이 남자, 무슨 일일까요? 자신이 2000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은 이미 붙잡히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근처 다방에서 일하던 당시 15살 최 모 군이 살인범으로 확정돼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 3년 뒤 또 다른 용의자 김 모 씨가 붙잡혀 자신이 진짜 범인이라고 자백한 것입니다.

감옥에 간 소년 최 군에게 미안하다는 글도 남겼습니다.

"진작에 자수를 하였더라면 저 대신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고생을 덜 하였을 텐데…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마음뿐입니다."

- 2003년 6월 5일 김00의 진술조서


사건 직후 김 씨와 만났다는 친구 임 모 씨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진술했습니다.

"김00의 윗옷에 피가 묻어 있었습니다. 칼을 보여줬습니다. 칼끝이 휘어져 있었고 돼지비계 모양의 지방분이 칼날 부분에 묻어 있었습니다."

- 2003년 6월 5일 임 씨의 첫 번째 진술조서


그러나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김 씨의 자백 외에 직접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게 기각의 주된 이유였습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두 김 씨는 갑자기 진술을 바꿨습니다.

사람을 죽인 적이 없고, 전에 했던 진술은 거짓말이었다는 겁니다.

거짓말을 했던 이유에 대해선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저에게 충격적인 일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저와 제 동생들에게 부모님이 신경을 쓰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택시기사를 찔러 죽인 일이 있다고 거짓 진술했습니다."

- 2003년 6월 22일 김 씨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5회)


결국, 경찰은 김 씨를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감옥에 갇힌 최 군은 복역 기간 10년을 꼬박 채운 뒤에야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 군이 출소한 지 5년 뒤인 지난달 22일 법원이 놀라운 결정을 했습니다.

최 군에 대한 유죄 판결을 다시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며 재심 절차를 시작하자고 결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검찰은 재판을 다시 할 이유가 없다며 불복했습니다.

결국, 재심할지 말지는 대법원이 다시 판단해 결정하게 됐습니다.

진범이 누군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법원마저 재판을 다시 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정도로 미심쩍은 사건입니다.

최 군이 범인이 아니라면, 진짜 살인범은, 그 사람이 누구든 간에 여전히 우리 주변에 머물고 있는 셈입니다.

재심 여부와 관계없이 신속하게 재수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진짜 살인범을 잡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진짜 살인범을 잡을 수 있는 공소시효는 7월 3일 현재 38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 수사기록 원본과 형사 일기 보기

▶ [골룸] 오디오 팩트라마 : 살인범 15년, 소년의 절규는 끝나지 않았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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