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정부가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죠.
이 소식을 경제부 박민하 기자가 보도해 드렸는데요, 리포트 도입부에 한 여대생이 대부업체 이용자로 잠깐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짧게 들려주고 지나치기에는 이 여성의 이야기가 대부업의 파괴적인 실태를 너무나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서 취재파일에 보다 자세히 남겼습니다.
이 여대생이 잠도 못 자고 백화점 옷 개기 아르바이트부터 마트 판촉 알바에 카페 알바까지 이 모든 걸 하루에 다 해야 했던 이유는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여동생과 단둘이 생활했는데 급하게 동생의 병원비가 필요하자 은행권에서는 당연히 거부당하고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겁니다.
처음엔 100만 원만 대출받으려 했지만 결국, 3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업체 쪽에서 사람 일은 어찌 될지 모른다며 첫 달 이자는 면제해 줄 테니 한도를 다 채워서 받으라고 권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정고시를 마친 뒤 수능을 준비하면서 일하는 시간이 줄어 자연스레 벌이도 줄었고 이때 주변 지인들의 꾀임에 넘어갔습니다.
지금까지 잘 갚아 왔으니 다른 업체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으라고 부추겨서 300만 원을 더 빌린 겁니다.
그렇지만 알고 보니 이들은 자신을 소개한 대가로 일정 기간 대출 이자를 면제받았습니다.
대부업체들이 다단계식 영업 방식을 쓰고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한 번 굴레를 씌운 고객은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대부업체 이용 학생 : 그냥 거기서 전화가 걸려와요, 계속. 그래서 받으면 끊고, 받으면 끊고. 휴대전화가 제 명의로 제가 잘 받는지 이런 것 좀 확인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 여학생은 다행히 대학에 합격해 교수로부터 서민 금융 제도를 소개받아 대부업체 대출을 저리의 은행대출로 바꾸고 또 상당 부분 갚았습니다.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얼른 여유 있게 공부하는 게 최대 목표라고 하는데요, 이런 학생이 또다시 대부업체의 유혹에 빠지거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지켜주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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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신 학생의 인터뷰는 아주 짤막하게 방송에 나갔는데요, 시청자 한 분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성남 모란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인데, 약소하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며 학생의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뉴스를 하다 보면 이렇게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질 때마다 자발적으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이런 작은 정성이 합치면 커다란 힘이 된다는 사실을 SBS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권영인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지난해 12월에 탄생한 눈사람 프로젝트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따뜻한 마음씨들을 하나로 연결해서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보도국 구성원들의 바람에서 출발했습니다.
뉴스를 보고 바로 기부할 수 있게끔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기사 하단에 후원하기 버튼을 마련했는데요, 지난 3월까지 1차로 진행해본 결과, 처음 해보는 도전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이내 기대와 희망으로 변했습니다.
세 달간 1천200여 명이 기부에 참여해 3천만 원에 달하는 성금이 모인 겁니다.
대규모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비하면 액수가 적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얼음장처럼 차가운 방에서 홀로 겨울을 나는 독거노인에게, 또 갑작스런 사고로 고아가 된 아이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선물이었습니다.
4월부터는 네팔 대지진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재개했는데, 한 달간 312명이 동참해 4천3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이미 1천50가구에 식량과 구호품을 보내는 데 쓰였고, 나머지는 한 사회복지단체가 마련한 9천만 원과 합해서 현지 재건 사업에 쓰일 예정입니다.
이제 눈 뭉치를 한 번 굴려봤으니 그동안은 시범적으로 실시했던 눈사람 프로젝트를 정식 플랫폼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나눔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는 기부가 주로 연말처럼 특정한 시기에 몰아서 이뤄지는데요, 앞으로 개개인들이 일상 속에서 재밌고도 의미 있게 기부하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눈사람 프로젝트가 앞장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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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행복해야 남도 도와줄 수 있죠?
집착에서 벗어나서 행복해질 수 있는 법을 한 전시회가 조용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김영아 기자가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팽팽하던 얼굴이 순식간에 쭈글쭈글 주름투성이가 됩니다.
내부에 공기 펌프를 연결한 실리콘 흉상인데요,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라는 짧은 질문이 덧붙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시들어버릴 수밖에 없는 외형의 아름다움에 몰두하는 우리 인간의 가벼움과 어리석음을 꼬집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해골과 촛대, 보석처럼 헛됨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정물들 사이에 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가방들이 놓여 있는데요, 전부 짝퉁 가방이라고 합니다.
속 빈 겉멋을 쫓는 우리들에게 사진은 "당신은 명품입니까?"라고 묻는 겁니다.
이 금박 마스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항상 가면을 쓰고 다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일깨워줍니다.
그렇다면 젊음도 값진 보물도 번듯한 명성도 모든 게 부질없다면 무엇이 대체 진짜일까 의문이 떠오르는데요, 이 독특한 피에타상이 답을 줍니다.
젊은 남성과 죽음에 이른 노인이 동일 인물로 아무리 화려한 삶이라도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간단한 진실을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겁니다.
유한하고 보잘것없는 인간의 한계를 외면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일 때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 텐데요, 쉽지는 않은 일이죠.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순 있지만, 작품들이 직관적입니다.
주말에 한 번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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