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됐습니다. 격리 대상자가 6,500여 명을 넘어섰고요. 확진자도 162명으로 늘었습니다. 환자수가 늘수록 그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는데요. 방역 체계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격리자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메르스 방역 시스템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2003년 사스 발생 당시에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관을 지내셨던 분이시네요.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이신 신상엽 선생님과 말씀 나누겠습니다. 신 선생님 나와 계시지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갑자기 더 늘어나는 것 같네요. 격리자가 6,500명이 넘었는데요. 어제 하루만 해도 1천 명 가까이 늘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갑자기 왜 이렇게 늘어나는 걸까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지금 이렇게 격리자 수가 늘면서 메르스가 확산세에 있는 거 아니냐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국내에서 메르스가 어떻게 유행하고 있는지 큰 그림으로 설명을 드려야 상황을 이해하실 것 같아서 지금 몇 가지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유행이 벌써 3주가 지났고, 확진자가 162명이 나왔는데요. 몇 가지 특징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내 유행에서... 메르스가 한 명에서 한 명으로 전파하기도 힘든 낮은 전염력을 가지고 있고, 가족 범위를 벗어난 지역 사회 유행이 잘 안 되고, 병원 중심으로 유행이 된다, 이런 것들이 이미 알려진 건데요. 국내의 경우에는 어떤 현상이 벌어지느냐 하면 160명 이상의 확진자 중에서 150명 정도는 진단 이전에 이미 밀접한 접촉자들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이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전혀 전파를 시키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14명 환자를 비롯해서 세 명 정도의 소위 얘기하는 슈퍼 전파자들이 대부분의 환자를 감염시키는 역학적 고리를 만들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걸 살펴보면서 어떤 현상이 보이냐 하면 메르스는 적어도 잠복기 동안에는 감염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건 맞는 것 같고요. 그 이후에 발열하고 증상이 생기는데 호흡기 증상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배출이 되려면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기침을 통해서 배출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분들 자체가 적고요.
그리고 메르스 증상이 생겨서 이런 경증이 증상기를 3일에서 7일 보내고 나서 일부가 더 이상의 증상 없이 완전히 회복하는데 일부는 굉장히 증상이 중해지면서 폐렴이 생기시거든요. 폐렴이 생기셔서 많은 바이러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경우는 이 단계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게 되는 걸로 보이고요. 유증상기를 3일에서 7일 정도 보이는 동안 메르스를 전파시킨 분들이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증상 초기에는 전파력이 별로 없지만 폐렴 같은 바이러스를 많이 내는 경우는 전파력이 굉장히 심해보이는 그런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런 분들이 아주 극소수만 전파자가 돼 있는 상황이라서 앞으로의 유행은 이러한 정말로 심하게 증상을 나타내는 슈퍼 전파자들이 늦게 발견되지만 않는다면 지금 같은 큰 유행은 쉽지 않다고 보고요. 지금 감염학회 주도로 폐렴 환자 전수 조사까지 해서 선제 대응하는 상황에서는 슈퍼전파자가 더 이상 나오기는 쉬운 건 아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습니까?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지금 삼성서울병원에서 일부 방역망에 포함되지 못했던 137번 환자나 몇몇 확진자가 나오는데 이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여러 사람들과 접촉하고 지하철도 타고 많이 걱정하고 계시는데 현실적으로 무증상기 또는 초기에 아주 가벼운 증상기에 접촉하신 경우라면 기존에 환자들 경우를 비춰보면 감염력이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본인만 감염되는 수준에서 멈춘다?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지만 수동적으로 확인하실 필요는 있을 거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른바 슈퍼전파자라는 몇 분도 확실히 동선이 다 파악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 접촉자를 어떻게 다 일일이 찾아낼 수 있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그게 지금 격리 문제랑 같이 맞물려 있는데요. 병의 특성과 위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정말로 극초기, 이럴 때는 첫 환자를 중심으로 전수 조사라고 하죠. 모든 접촉자를 찾아내서 일괄 격리하는 게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평택성모병원을 벗어나서 삼성서울병원에 올라온 이 순간부터는 100% 모든 환자를 찾아낼 수 없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초기에 대응을 잘못한 거죠?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그렇죠. 이 상태에서는 모든 사람을 일괄적으로 격리하는 것보다는 모니터링 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상황들이 많고요. 실제로 중동이나 미국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처럼 모든 메르스 환자를 다 일괄적으로 격리하지 않았고요. 접촉자 모니터링을 해서 증상 있는 사람들, 꼭 필요한 사람들만 격리를 했었고, 격리는 그래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했다면 제대로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지금처럼 제한된 인력과 자원을 가진 상황에서 격리자가 늘어나게 되면 관리 자체가 되지 않고 방역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격리자만 늘리는 거지.
▷ 한수진/사회자: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보시는 거군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네.
▷ 한수진/사회자:
가장 큰 문제가 인력이 부족하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인력과 시스템 둘 다의 문제인데요. 이러한 신종 유행병을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미국에서처럼 경험 많고 충분한 능력을 가진 역학조사팀이 있어서 방역에 대한 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그런 역학조사관 팀에 의해서 요청된 것이 잘 지원해줄 수 있는 정부의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요. 지금 모든 문제는 평택성모병원의 1차 대응이 잘못된 부분에 있었는데 유행 초기 단계에서 사실은 평택성모병원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을 때 경험이 많고 전문지식을 가진 역학조사관 팀이 상황을 판단해서 병원 폐쇄하고, 병원 공개하고, 병원 다녀간 사람 다 전수조사하고.
사실 미국 같으면 그랬을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격리하고 확인을 하고, 그 다음에 정부는 최소한 총리급에서 컨트롤타워를 가지고 행정력을 총 동원해서 최대한 확인을 해주고, 이러한 물 샐 틈 없는 관리가 초기 단계에 됐다고 하면 1차 유행에서 종식됐을 가능성이 많았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게 지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거고요. 그리고 역학조사관들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이야기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까?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역학조사관 숫자는 너무너무 부족하고요. 더 중요한 것은 이 역학조사관 대부분이 다 공중보건의사로 1년에서 3년 정도 군대를 대신해서 와 있어서 잠깐 교육을 받고 경험을 하고 가시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경험이 축적되지도 않고 전문성을 가지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처럼 정말 전공자들이 인정적인 신분으로 이 일만 계속해서 경험을 쌓고 전권도 가지는 힘을 가지는 게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믿을만한 역학조사팀이 없고요. 정부의 지원 컨트롤타워도 문제가 있었거든요. 둘 다 병행이 되면서 1차 유행 방역에 실패를 했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같은 경우는 역학조사관들이 공중보건의를 차출해서 교육 몇 주 정도 받고 조사에 투입되는 건가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 힘을 갖기도 힘들 거고요. 실제로 경험도 부족한 상태가 되겠네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네.
▷ 한수진/사회자:
사스 당시에도 역학조사관을 지내셨다고 하셨는데 그때는 달랐습니까? 어땠습니까?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사스 때는 엄격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총리 중심으로 컨트롤타워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딱 만들어져 있어서 초기 대응에 원활하게 된 부분이 있었거든요. 사스도 초기 때 환자를 놓쳤다면 사실 지금 상황이랑 비슷하게 고생했을 텐데 메르스는 초기 대응이 안 됐던 게 문제고, 사스는 초기 대응이 됐기 때문에 굉장히 잘 방역이 이뤄졌었죠.
▷ 한수진/사회자:
초기 대응 문제, 정말 계속 지적을 하지만 정말 가슴 아픈 대목인 것 같습니다. WHO에서 어제 메르스 발병 상황과 관련해서 긴급 위원회 연 뒤에 한국에서 메르스에 대한 인식 부족이 확산의 주요 원인이다, 이런 지적 냈더라고요. 선생님 어떻게 보셨어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저희 국민들 인식이 부족하시겠습니까. 인식이 부족하다기보다는 불신이 컸었죠. 예를 들면 신종 플루 때는 질병이 아이들 중심으로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발생을 했거든요. 역학적 고리가 지역사회, 학교 이런 데에 있었으니까 그걸 끊기 위해서는 휴교가 필요했던 거고요. 그런데 이번 메르스는 그게 아니고 질병이 어른들 중심으로 병원에서 발생하거든요. 전파력은 증상이 없을 때는 떨어지기 때문에 지역사회는 잘 안 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학적 고리가 병원에 있으니까 방역의 중심이 지역사회가 아니라 병원에 집중이 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이 정부의 초기 대응의 문제도 있고 과거 세월호 사태도 있으니까 우리들 스스로가 본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우려를 심하게 가지시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에 집중하시게 된 게 있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럴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잖아요. 현실적으로도. 그러니 각자도생, 기가막히게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어쨌든 이번 기회에 메르스 사태로 국가의 방역 체계는 단단히 한번 점검을 해야 되겠네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네. 그렇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문적인 역학조사관을 분명히 갖춰야 하는 거고, 시스템도 갖춰야 하는 거고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네.
▷ 한수진/사회자:
집중관리병원, 이 문제도 상당히 심각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주로 병원에서 메르스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 이건 당연한 말이고요. 더 이상의 슈퍼전파자만 안 나온다면 큰 불은 정리가 되는 상태로 보이는데요. 이제 잔불 정리를 잘 하셔서 다시 큰불이 나지 않게 그런 노력들을 기울이시는 걸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전문의 신상엽 선생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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