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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이 법정서 '위증극'…재판 끌며 1천억 추가 사기

1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업주가 업체 간부들을 내세워 조직적인 위증을 부추기다 덜미를 잡혔습니다.

거짓말로 재판부를 속인 업주는 재판을 1년 이상 끌며 버젓이 930억 원대의 추가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불법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하던 최 모(52)씨는 "상장사에 투자해 돈을 불려주겠다"고 속여 2천500여 명에게서 109억 원을 챙긴 혐의로 2013년 10월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지사장'격인 김 모(52)씨만 구속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여기서 최 씨의 '계략'이 시작됐습니다.

최측근인 업체 이사 우 모(53)씨와 함께 충성심이 강한 간부급 직원을 골라 증인신문사항과 허위 답변 내용을 미리 알려주고 치밀하게 위증을 부추겼습니다.

직원들은 법정에서 "최 씨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김 씨가 다 벌인 일이다"라며 거짓말로 최 씨를 지원했습니다.

복역 중 증인으로 나선 김 씨도 "내가 실제 운영주"라며 최씨를 비호했습니다.

일부 간부에게는 위증 대가로 1천만 원을 주는 등 증인 매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 간부는 휴대전화 메신저로 '고군분투하시는 회장님, 항상 존경합니다. 상무 진급 영광을 회장님께 돌리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충성맹세 서약도 했습니다.

이들은 '최 씨가 무사해야 사업도 성공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검찰은 전했습니다.

최 씨는 공판 시작 후 지난달까지 1년 7개월간 위증과 불필요한 증인 신청 등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며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기 행각을 지속했습니다.

이 기간 업체의 전국 지점망은 10개에서 33개로 늘었고 피해자는 6천여 명, 피해액은 930억 원에 달했습니다.

21억 원을 뜯긴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최 씨가 투자했다는 상장사는 실체가 없거나 폐업 직전의 회사였으며, 피해자들에게는 휴짓조각이나 다름없는 주식교환증만 주어졌습니다.

'거짓말 드라마'의 전모는 검찰이 최 씨의 휴대전화 메모리를 복구해 위증 당사자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최 씨가 끌어모은 930억 원 가운데 조직 운영자금으로 들어간 돈 외에 현금 400억여 원이 최 씨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씨가 가져간 돈 가운데 일부는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쓴 것으로 파악했지만 나머지는 오리무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범죄액 추징을 위해 최 씨의 부동산 일부를 가압류 조치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정진기 부장검사)는 최 씨를 위증교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위증 범행에 가담한 간부 19명도 구속 또는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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