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세계적으로 이름난 역사학자 187명이 일본 아베 정권에 역사를 왜곡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집단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참여 교수들의 면면을 보면 학문적 권위나 영향력이 대단한 분들이고요. 심지어 일본에 정통한 친일 학자들, 지일 학자들이라고 자처하는 학자들까지 포함이 돼 있다고 합니다.
과거사 왜곡 드라이브 계속 걸어온 아베 총리, 이번 성명으로 정신이 좀 번쩍 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관련해서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와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지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교수님 집단 성명서 보셨을 텐데요. 어떻게 보셨어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아주 좀 뭐라고 할까요 큰 사건이었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건이었다?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어떤 면에서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성명서에 참여하신 분들을 보면 아주 일본 연구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학자들이 거의 다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아베의 역사의식에 대해서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하는 건 상당히 세계적으로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분석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세계적으로 여론을 움직일 수 있을 만한 대단한 학자들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보면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교의 교수들 중에서도 또 일본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는 가장 앞서있고 유명하다 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그렇고. 또 이 분들이 성명서 앞부분에 그런 얘기가 있어요. 일본은 우리에게 역사 연구 대상일 뿐만 아니라 제2의 고향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과 동아시아 역사를 연구하고 기념하는 방식에 대한 공통의 우려를 이 서명에 담았습니다, 라고 앞에 표현하고 있는데 그만큼 이분들은 일본 연구를 해왔고 어떻게 보면 저희 한국 학자들 입장에서 일본 친화적인 분들이다 라는 이렇게 인식이 돼왔던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분들이 아베의 역사의식을 비판했다고 하는 건 현지에서도 일본 정부의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다 라는 걸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누구보다도 일본을 잘 아는 어떻게 보면 일본 친화적인 학자들인데 그런데 학자적인 양심으로 이걸 묵과할 수 없었던 거죠?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그렇죠. 이 분들이 대부분 일본에서 연구를 진행했던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세요. 기존에 여기에 있는 분들 중에는 저희가 얘기하는 소위 식민지근대화론 그런 식의 내용을 가지고 있어서 서구학자들한테 비판을 받았던 분들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 양심을 가지고 선언을 했다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성을 갖는 성명서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에즈라 보겔 교수님 같은 경우 책 읽은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그럼요. 최근에는 ‘격정의 시대’라는 책을 하버드대학에서 나온 책인데 거기에도 관여를 하셨고요. 학문적으로뿐만 아니라 미국 외교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분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고. 그분뿐만 아니라 피터 교수 같은 경우 이번에 식민지시기에 들어가는 그 무렵의 역사를 쓰시는 분인데 한일 관계에 있어서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학자죠. 프레지 도하라라는 분이 있는데요. 이 분은 시카고대학에 있다가 싱가포르대학으로 옮긴 분인데 중국사에 관련된 분이긴 합니다만 아시아를 전체를 바라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분도 계시고. 또 위안부와 관련된 구술이 담긴 책을 쓴 그런 분도 계신다면서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위안부를 직접적으로 다루신 건 아니고 그 내용이 포함된 그런 책을 쓰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 안에.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그런지 이 성명서 내용을 보면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중요한 증거다. 이런 표현이 있고. 자료도 있지 않느냐. 증인 자료들이 다 나와 있지 않느냐. 이런 언급도 분명히 있더라고요. 그만큼 역사학자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다, 잘 알고 있다고 봐도 되겠죠?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그렇죠. 그 부분은 누구나 아는 부분들인데 지금 일본 정부가 그걸 어떻게든 바꾸려고 하는. 여기에 보면 그런 내용이 나와요. 성명서에 보면 몇몇 단어를 가지고 자꾸 바꾸거나 왜곡을 하려고 한다. 이게 아마 일본 정부나 아베 수상이 ‘인신매매’라고 표현하는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성명서에는 명확하게 ‘군이 개입을 했다’. 조직적으로 개입을 했고 이것이 아시아의 여성들한테 피해를 준 것이다 라는 부분들을 명확하게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아베는 정부는 계속 빠져나가려고 하고 인신매매라고 에둘러대고 있는데 그런 단어들로 장난치지 말라 이런 부분도 분명히 못 박았다는 거죠?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이번 집단 성명에 우리 한국 학자들이 동참을 안 했던데요.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점도 있는 것 같아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국 학자들이 안 했다고 해서 객관적이다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서명 자체가 매년 하고 있는 아시아학회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시아학회가 애매한데 거기 모였던 학자들이 거기서 논의를 해서 서명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성명서도 만들고. 보면 꼭 일본학만 하는 분만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명단을 보니까 한국학을 연구하는 분도 계셨어요. 예컨대 앙드레 시미드라고 이번에 토론토대학에 유명한 교순데요. 19세기 20세기 초 한국의 민족주의의 형성에 대해서 쓰신 분인데 이런 분들도 있었고.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얼마 전에 아베가 미의회 합동 연설을 하지 않았습니까?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분명한 사과를 할까 했는데 모호하게 하고 위안부는 언급도 안 하고 말이죠. 연설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이번 성명에?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그럼요.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그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생각하고요. 학자적인 입장에서는 아베 수상이 미국에 왔을 때 어떤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이 분들이. 그런 부분이 없었다는 것에 실망하셨던 것 같고. 중요한 건 제가 내용을 보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전혀 사과하지도 않고 언급하지도 않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게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앞부분에서는 한국이나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습니까? 어떻게 나와 있습니까?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여기에 보면 민족주의적 그런 공격에 의해서 너무 왜곡돼 있다. 어떤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역사적 탐구의 기본 목적을 상실했다, 이런 얘기를 앞에서 하고 있어요. 일본의 역사의식에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런 반일 감정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을 하고 있는 동북아시아국가들도 문제가 있다, 이걸 앞에 전제를 깔아 놨어요. 비판의 초점 자체는 일본 정부에 있지만 그 부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를 한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게 외교 경로를 통해서 성명서가 아베에게도 직접 전달이 됐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가령 종전 70주년 기념 담화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사회라는 것이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연구를 하시는 분이 연구만 하시는 게 아니고요. 이 분들이 여론을 형성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정책에 관여를 하시는 자문이라든가 하시기 때문에 이 분들의 얘기를 일본 정부가 그냥 외면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 한수진/사회자:
예컨대 명확한 사과 표현 같은 것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글쎄요. 그것은 저도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저는 일정 정도의 변화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분명히 어떤 변화는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아베 총리가 침략의 정의 역사학자들 연구 영역에 맡겨야 한다 이런 얘기 하지 않았습니까?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역사학자들이 참 이례적으로 한 국가와 역사관에 대해서 한목소리로 집단 성명을 냈는데 과연 아베 총리가 이번에도 귀를 닫기만 할지 저희가 좀 꼭 지켜봐야 되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역사학자이신 서울대 국제대학원의 박태균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전 세계 역사학자들 "아베, 위안부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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