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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저건인 줄 알고…' 흑인에 권총 쏜 백인경관 기소

권총을 테이저건(전기충격기)으로 착각해 흑인 용의자를 쏴 숨지게 한 미국의 70대 백인 경찰관이 13일(현지시간) 기소됐습니다.

미 오클라호마 주 털사 카운티 지방검찰청은 로버트 베이츠(73) 예비역 부보안관을 2급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AP와 AFP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베이츠는 지난 2일 털사에서 사복 경관에게 불법 총기를 팔려던 흑인 용의자 에릭 해리스(44)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테이저건을 꺼내려다 실수로 권총을 발사해 그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베이츠가 "내가 그를 쐈어. 미안해"라고 외치는 장면이 출동한 경관들의 선글라스에 부착된 '보디캠'(경관의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에 녹화됐습니다.

검찰 당국은 "베이츠의 2급살인 혐의에는 직무태만이 포함돼 있다"며 "오클라호마 주 법률에서 직무태만은 '직무를 수행할 때 보통의 일상적인 주의가 부족한 것'을 가리킨다"고 설명했습니다.

혐의가 인정되면 베이츠에게는 2∼4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숨진 해리스의 가족은 성명을 내 "슬프고, 충격적이고, 혼란스럽고, 정신적으로 고통스럽다"며 "가장 불행한 일은 해리스가 총에 맞은 뒤 경관들이 그를 인간 이하로, 그의 생명을 아무 가치가 없는 것처럼 다뤘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잇따르는 백인 경관의 흑인 용의자 살해사건 중 하나로 반향을 일으키면서 동시에 예비역 경관 제도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예비역 경관은 정규 경찰에 비해 훈련을 덜 받는 자원봉사격에 불과하지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어 이와 같은 사건이 얼마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베이츠와 같은 예비역 경관은 오클라호마 주에만 4천여 명, 미 전역에 40만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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