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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용의자 몰려 격렬 반항하다 체포…과잉대응 논란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절도 용의자로 오해해 검문하는 과정에서 흥분한 시민이 격렬히 저항하다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 45분 서울 성동구의 홈플러스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훔친 피의자가 중구 신당동 방향으로 도주했다며 지원 요청이 접수됐습니다.

장충파출소 소속 이 모 경위는 오후 5시 충무로에서 LED 등이 장착돼 있고 번호판이 없는 등 도난 오토바이와 외관이 매우 흡사한 오토바이를 발견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A(20)씨 역시 신고 내용상 절도범과 나이가 비슷하다고 생각한 이 경위는 경력 지원을 요청했고, 이내 출동한 을지지구대 소속 양 모 경위와 이 모 경장은 A씨에게 5분가량 신분증과 오토바이 등록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흥분한 A씨는 "나는 도둑이 아니다. 싸우자"라며 외투를 집어던졌고, 경찰은 수갑을 꺼내며 체포하겠다고 맞섰습니다.

그런데도 A씨가 계속 주먹을 휘두르며 이 경장이 들고 있던 삼단봉을 떨어뜨리자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씨를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승강이 과정에서 이 경장이 들고 있던 테이저건이 바닥에 발사되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이를 목격한 B(55)씨는 "왜 어린 학생을 때리느냐. 가만두지 않겠다"고 욕설을 하며 양 경위에게 달려들어 밀쳤다가 체포됐고, 옆에 있던 B씨의 아들(21) 역시 "왜 아버지를 체포하느냐"며 욕설과 함께 경찰관의 양팔을 잡아당겼다가 함께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세 명을 모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경찰이 검문한 오토바이는 도난당한 것과 달랐고 A씨 역시 관련 피의자가 아니었습니다.

A씨가 검문 요구에 협조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었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경찰이 억울해하는 A씨와 체포 과정이 부당하다고 여겨 막아선 B씨와 그 아들까지 무더기로 입건한 것은 과잉 대응이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를 하는 경찰관을 밀친 것은 엄연한 공무집행방해 행위"라며 "검문을 포함해 법 집행 과정은 모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A씨의 억울함은 이해하지만 정상적인 검문에 협조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다만 출동한 경찰관들의 행위가 적정했는지는 자체 조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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