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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인중인 화물선 전복사고, 무리한 이동이 원인인 듯

제주 해상에서 홍콩 선적 화물선이 전복된 사고와 관련, 이 배가 앞서 전북 군산 해상에서 사고를 당해 자력 항해가 어려운데다 날씨도 나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이동하다 뒤집힌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제주해경과 군산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9시 21분께 제주시 추자도 서북쪽 40㎞ 해상에서 뒤집힌 홍콩 선적 화물선 이스턴엠버호(4천400t)는 며칠 전 충돌 사고로 자력 항해가 어려운 상태에서 예인선에 예인돼 부산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스턴엠버호는 지난 4일 오후 11시 15분께 전북 군산시 어청도 남서쪽 15㎞ 해상에서 침몰해 있던 모래운반선 D호(6천310t)와 충돌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배 앞쪽에 구멍이 생겨 일부분이 침수됐다.

그러나 이스턴엠버호는 인근 항에 입항하지 않고 해상에서 파공 부위 용접과 배수 작업을 했다.

이렇게 땜질식 수리 작업을 마무리한 이스턴엠버호는 지난 10일 오후 일본 선적 예인선 K호(2천t)을 이용해 부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3시 18분께 추자도 서쪽 53㎞ 해상에서 선체가 왼쪽으로 3분의 2가량 가라앉아서야 제주해경에 신고했다.

6시간 넘게 10여㎞가량 표류하던 이스턴엠버호는 오후 9시 21분께 추자도 서북쪽 40㎞ 해상에서 선체가 완전히 뒤집혔다.

전복사고 당일 제주 해상에는 파도가 높게 일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었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해상 기상이 나쁘니 일단 군산항에 입항할 것을 수차례 권유했지만 선사 측은 '모든 책임은 우리가 지겠다'며 예인선을 동원해 이동하겠다고 하니 막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제주해경 관계자도 "사고를 당해 자력 운항이 어려운 상태에서 해상 날씨까지 나쁘다면 이동을 미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스턴엠버호는 전복사고 후 이틀이 지난 이날(12일)까지도 뒤집힌 채 선체 대부분이 가라앉아 배의 밑바닥 부분만 수면 위로 드러난 상태로 표류했다.

이 배가 조류 흐름에 따라 연안 쪽으로 떠밀려오자 현재 예인선 3척이 이 배를 외해 쪽으로 예인하고 있다.

제주해경도 사흘째 현장에 경비함정을 보내 사고 선박을 근접 호송하고 인근 항해 어선 등에 계도방송을 하는 등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이 화물선이 표류하는 해역은 선박 통항이 잦은 곳이라 해상교통 안전을 확보하고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배를 외해로 예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구난업체 등과 협의해 사고 선박 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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