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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도서관 부지 선정 `선거용'으로 변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념 도서관 건립 부지 선정 작업이 `선거용'으로 변질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AP통신은 각각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 도서관 건립을 총괄하는 '오바마 재단'이 최종 부지 발표를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4월 초 이후로 미룰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재단은 애초 최종 부지 선정 결과를 늦어도 3월 말 이전에 발표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실시된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람 이매뉴얼 시장이 과반수 득표에 실패, 재선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시카고 시의회는 오는 18일 표결을 통해 도심 남부 시카고대학 서편의 워싱턴공원 또는 시카고대학과 미시간호수 사이에 놓인 잭슨공원 약 8만여㎡ 땅을 오바마 도서관 부지로 시에 기증하는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 이 부지는 시카고 공원국 소유이며, 시카고 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 두 곳 중 한 곳을 기념 도서관 건립지로 선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오바마 재단은 도서관 건립 과정상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비영리단체 성향을 띠는) 공원국이 아닌 시와 직접 논의할 수 있기 바란다고 요구한 바 있다.

소식통은 "시카고 시의회의 부지 기증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 도서관 건립 문제를 논의할 상대(시장)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오바마 재단은 최종 결정을 시장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로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매뉴얼 시장 측이 오바마 재단 수뇌부와 오랜 시간에 걸쳐 세부 사안을 논의해왔기 때문에 누가 시장이 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건립지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오바마 도서관 유치를 놓고 시카고대학과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 뉴욕 콜럼비아대학, 하와이대학이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헌법학 강사로 일하고 부인 미셸이 부속병원 부원장을 지낸 시카고대학이 유력 후보로 손꼽혀왔으나, 최근 들어 오바마 부부가 퇴임 후 뉴욕에 머물고 싶어하고 있어 콜롬비아대학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 시장 선거 닷새 전 시카고를 방문해, 흑인 역사마을 풀먼지구를 '국립 명소'로 지정하고 이매뉴얼 지지를 당부했으나 이매뉴얼은 재선 확정을 위한 과반 지지율을 얻지 못했다.

이매뉴얼은 다음 달 7일, 2위 후보 헤이수스 츄이 가르시아 쿡 카운티 의원을 상대로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시카고가 오바마 도서관 유치를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면 이매뉴얼 시장의 재선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선거의 '캐스팅 보트'(결정권)를 쥔 시카고 흑인 사회는 오바마 도서관이 (흑인 밀집지역인) 시카고 남부에 설립되기를 염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매뉴얼 재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서관 최종 부지 발표를 시카고 시장 선거 이후로 미룬 이유에 대해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매뉴얼은 오바마 도서관 건립 지원에 적극적인 반면, 가르시아 후보는 시민들의 휴식처인 공원을 대통령 도서관 부지로 기증하는 데 반대했다가 추후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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