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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들의 잇단 무인차 개발…자동차 업체 뛰어넘을까

IT기업들의 자동차 사업에 대한 관심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도 부스마다 자동차가 자리잡고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퀄컴이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한 콘셉트카 마세라티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LG전자도 스마트워치로 아우디 자동차를 원격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차이나 모바일, 인텔, 도이치텔레콤 등도 이번 전시회에 자동차를 주력 모델로 등장시켰습니다.

이들 외에 이미 굴지의 글로벌 IT업체들이 자동차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구글, 우버, 애플, 소니 등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구글은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 주행 시스템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구글X리서치 랩을 통해 2∼5년 내의 상용화를 목표로 무인차를 개발 중입니다.

최근엔 모바일 차량중계 및 공유 서비스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모바일 택시중계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우버도 최근 피츠버그에 연구소를 세우고 무인차 기술 개발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미국내에서 카메라와 레이더 장비를 장착한 애플 차량이 목격되면서 애플의 무인차 사업 진출설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를 공식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테슬라와 전문가 영입 분쟁을 벌이고 카플레이(Carplay)라는 자동차용 OS를 상표 등록했다는 점도 사업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입니다.

소니도 최근 1억 엔을 투자해 일본 로봇자동차 분야의 벤처기업인 ZMP의 지분 2%가량을 사들였습니다.

소니의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 기술과 ZMP의 로봇공학 기술을 결합해 자율주행차용 제품을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이렇듯 자동차를 내세운 IT업체들의 지향점은 무선네트워크를 통한 자율주행차, 또는 무인차 개발로 수렴됩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들 IT기업이 자동차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를 두가지로 봤습니다.

전기차나 주행보조 장치, 자율주행차의 형태로 IT전장 부품이 자동차의 모습을 바꿔가고 있다는 점과 과잉 생산, 리콜 손실, 법적 비용 등에 시달리고 있는 기존 자동차산업에 침투하기가 쉬워보인다는 점입니다.

지금도 전자부품이 자동차의 70%를 구성할 정도인 만큼 혁신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이들 IT기업이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래 자동차의 형태가 어떻게 변하든 IT업체들이 기존 자동차기업의 역량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단언했습니다.

현재 전통의 자동차기업들이 신기술을 적용하는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을 뿐 이미 배터리, 대체 동력, 자율주행 분야에 엄청난 연구개발(R&D)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입니다.

IT기업들의 도전에 맞서 포드, 닛산 등 기존 자동차업체들도 실리콘밸리에 무인차 개발 연구소를 설치했습니다.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자동차업체들은 또 강력한 혁신자이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IT기업들은 신규사업에 진출할 때 주목을 더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IT기업이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겠지만 자동차산업의 본질적인 부분까지 파고들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기차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고 비싼 차값과 이동거리의 제한,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의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닛산 리프도 지난해 당초 목표치인 25만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4만대가 팔렸을 뿐이고 테슬라도 고가의 전기차로 틈새시장에서만 활약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최근의 저유가는 전기차시장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35년까지 완전, 또는 부분 자동화된 차량이 신차시장의 25%을 점유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게다가 IT기업들은 전통 제조업에 대한 인식도가 낮고 자동차산업 특유의 유통구조와 애프터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습니다.

댄 애커슨 전 제너럴모터스(GM) CEO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애플의 자동차산업 진출 움직임에 대해 "그만두는 편이 무난하다"며 "마진이 적은 중공업에 뛰어든다는 움직임에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동차 사업은 규제, 안전 요구 사항 등 지켜야 하는 것들이 많아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IT기업들로선 기존 자동차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차의 두뇌가 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더 유리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지의 분석입니다.

그래서 미래에 자동차 형태는 달라지겠지만 기존 자동차기업의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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