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아모레퍼시픽, 개성상인 창업 '해방둥이'…황제주 되다

증시 상장 43돌에 300만원대 주가의 황제주에 오른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해방둥이' 화장품 회사 태평양화학공업이 모태 기업이다. '개성상인' 고(故) 서성환 회장이 창업했다.

현재 소비자들에겐 마몽드와 설화수, 에뛰드, 아이오페, 이니스프리 등의 세련된 브랜드로 잘 알려졌지만 과거엔 집집이 누비던 '화장품 아줌마'로 기억된다.

태평양화학공업은 기술 개발과 아모레 브랜드로 수출 전선에 나서면서 국내 화장품업계를 선도, 1973년 4월 증시에 상장했다.

태평양화학공업은 상장 후 1987년 6월 사명을 태평양화학으로, 이후 1993년 4월 태평양으로 두 차례 바꿨다. 지금의 아모레퍼시픽 사명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쓰게 됐다.

태평양은 2006년 6월 화장품·생활용품·식품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인 태평양과 사업부문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으로 나눴다.

2011년 4월 태평양을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으로 변경하면서 화장품 주식 '태평양'은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는 지주사인 아모레G와 아모레G우,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우 등 4개가 상장돼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화장품·생활용품, 제약 등 3개 사업부로 나뉘어 국내에 에뛰드, 이니스프리, 아모스프로페셔널, 태평양제약, 퍼시픽글라스, 퍼시픽패키지, 코스비전, 농업회사법인 장원 등의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과 황제주 등극 등 최근의 변화는 2003년부터 경영을 맡은 창업주의 차남 서경배 회장이 주도했다.

서 회장 역시 아모레퍼시픽 등 계열의 주가 상승으로 세계 200대 부자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서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의 가치는 8조원에 육박한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으로 서 회장은 재산이 72억달러로 세계 부자 순위 190위에 올랐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상장일인 2006년 6월 29일 이후로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9개월도 안 돼 8배로 급등했다.

주가는 상장 당일 가장 낮은 37만5천원에서 시작해 종가 기준으로 2010년 6월 15일 처음 100만원을 돌파했다. 4년 후인 2014년 8월 13일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고선 6개월여 만인 전날 300만원을 밟았다.

증시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 주가 강세는 면세점과 중국 수요에 힘입은 고성장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인지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비중 확대와 중국법인의 본격 성장 등으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 31% 성장할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로 360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주가 강세에는 '수급 불균형'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최대주주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서경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49.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보유 지분이 28.9%에 이르고, 국민연금도 8.10% 지분을 갖고 있다.

실제 유통 물량은 기관이 보유한 물량을 포함해도 15%에 못 미친다.

거래소의 고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계열 주가가 상승한 것은 유통 물량은 부족한데 매수 수요가 꾸준히 생기는 수급 불균형의 영향이 크다"며 "주가 상승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만 즐길 뿐 개인투자자들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999년 말 445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듬해 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쪼개 주식 수를 늘린 이후로 20만∼30원대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계열 4개 상장 주식의 최고가는 아모레퍼시픽 304만원, 아모레퍼시픽우 162만5천원, 아모레G 139만7천원, 아모레G우 66만9천원 등이다.

거래소는 현재까지 아모레퍼시픽 측이 액면 분할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