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인들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어도 선뜻 수술에 동의하기 쉽지 않습니다. 수술 때문에 오히려 몸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돼서인데, 이런 고민까지 상의할 전담 의사가 따로 있다면 어떨까요?
연속기획 '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오늘(21일)은 노인 중심의 병원에 대해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소 절뚝거리며 걷는 70대 후반의 한 할머니가 정형외과에서 진단을 받고 있습니다.
[정형외과 전문의 : 퇴행성 관절염은 말기라고 보시면 되고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합니다.]
할머니는 고민에 빠집니다.
10년 넘게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아 수술 합병증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무릎 관절염 환자/78세 : (수술받는 게) 무섭고 그러니까 엄두를 못 냈어요. 엄두를 못 냈는데 하도 아파서.]
국내 노인의 68%는 수술하면 합병증 위험이 큰 만성질환을 2개 이상 앓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에서 친 고령화 병원으로 인증받은 스페인의 한 병원입니다.
이 병원은 노인을 중심으로 진료하는 노인과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진단해도 노인과 전문의는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레띠씨아/스페인 노인과 의료진 : 처음에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개인 치료를 합니다. 그리고 상태가 좀 괜찮아지면 척추 전반을 치료하는 이곳에서 근육과 유연성을 키워요.]
이렇게 스페인은 노인 중심 병원이 도시마다 2~3곳이 있습니다.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복용하는 약이 많아지는 문제점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브루게뇨/스페인 예방의학과 전문의 : 50% 이상의 노인이 9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리고 또한 그 중 많은 약이 항 정신성 약이라는 점도 알아냈습니다.]
병원을 노인에게 맞추려는 노력은 건강한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첫걸음이 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