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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그룹, '그리스 협상' 공동선언 서명했다가 무산

그리스 총리, '구제금융 연장' 문구에 거부…"연장에 동의한 적 없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 문제를 논의하고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지만 막판에 그리스가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 등은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18개국 재무장관들과 공동선언에 합의했고, 회의에 참석한 이아니스 드라가사키스 그리스 부총리가 서명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동선언이 채택되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을 비롯한 각국 장관들이 회의장을 떠났지만 바루파키스 장관은 본국의 지시라며 합의를 취소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바루파키스 장관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를 받고 공동선언문의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이란 문구에 반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T가 공개한 공동선언에는 '현행 프로그램의 연장'과 함께 '가교'(bridge)란 문구도 포함돼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양측의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

그리스는 현행 구제금융이 예정대로 오는 28일 끝나면 채권단과 새로운 협상을 타결하기 전까지 '가교(bridge)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며 구제금융 연장에 반대한 반면, 채권단은 기존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현행 프로그램 연장을 압박했다.

그러나 그리스 관리들은 바루파키스 장관과 드라가사키스 부총리가 애초 '현행 프로그램 연장'에는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고 그리스 ANA-M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가브리일 사켈라리디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연장' 문구가 공동선언문을 취소한 이유라며 그리스 대표단은 이 문구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FT의 보도를 부인했다.

반면 FT의 피터 스피겔 벨기에 브뤼셀 지국장은 FT의 '브뤼셀 블로그'에서 복수의 대표단 소속의 소식통들로부터 확인했기 때문에 보도를 정정하지 않겠다며 그리스 정부의 반론만 추가했다.

FT가 공개한 공동선언은 "그리스 당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보다 범위가 넓고 강한 개혁을 약속했으며 동시에 모든 채권자들에게 재정적 의무를 수행하겠다는 명백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라 우리는 그리스의 개혁 계획을 심층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술적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리스 당국은 현행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연장할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기관들과 건설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서술했다.

아울러 "이것이 성공적이라면 그리스 당국과 유로그룹이 새로운 계약을 합의할 때까지 가교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오는 16일에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T는 전날 유로그룹 긴급회의에서 그리스의 제안에 최종 합의는 이루지 못했지만 유로존 고위 관리들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적어도 충돌을 해결하는 로드맵은 이끌어 낼 것으로 희망했다고 전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리스의 계획을 들어보는 첫 기회였고 매우 유익했다"며 "우리는 심도 깊에 논의했고 진전도 이뤘지만 현 시점에서 공동 결론에는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바루파키스 장관과 회동하고서 로이터 통신에 "그리스 관리들은 유능하고 지성적이다. 우리는 그들을 경청해야 한다. 우리는 협력하고 있으며 이 절차는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금융시장은 전날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공동선언문에 서명까지 마쳤다는 FT의 보도 등에 따라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아테네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5%대의 급등세를 탔고 그리스 국채 3년물 유동수익률은 전날보다 1.25%포인트 하락한 19.81%에 거래됐다.

채권 금리의 하락은 채권 가격의 상승을 뜻한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부터 2차에 걸쳐 IMF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국제 채권단 '트로이카'로부터 2천4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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