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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명 사상 의정부 화재 한 달…110명 아직 임시숙소에

올해 첫 대형 참사로 기록된 경기도 의정부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다소 생소한 건물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125명이 화상을 입거나 건물 아래로 뛰어내려 다치는 아픔을 남겼다.

경찰은 최초 불이 시작된 4륜 오토바이 소유주를 불구속 입건하는 등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시공사와 설계·감리사, 건물 관계자 등 10명을 건축법과 소방법 위반 혐의로 역시 입건했다.

◇ 130명 사상…소방관 2명 입건 여부 검토

지난달 10일 오전 9시 16분께 의정부3동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이 시작돼 바로 옆 건물 2동과 주차타워, 주택 등으로 번지면서 4명이 숨지고 126명이 부상했다.

그리고 화재 발생 2주 만인 지난달 24일 5살짜리 아들을 구하고 온몸에 화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던 나미경(22)씨가 끝내 숨져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2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차려 화재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했다.

건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입구에 주차된 4륜 오토바이에서 불이 시작됐고 소유주 김모(53)씨가 발화에 영향을 준 행동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김씨를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건물 내부를 불법으로 고치고 소방시설 점검을 소홀히 한 혐의 등으로 건물 관리인 염모(63)씨와 시공사, 설계·감리사, 건물주 등 10명을 역시 불구속 입건했다.

소방관 2명에 대해서도 소방시설 조사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 한 달째 임시숙소 생활…설 앞두고 '막막'

한순간에 집을 잃은 피해 주민 289가구 374명은 인근 경의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 숙소와 친척집 등에서 불편하게 생활해야 했다.

의정부시는 경의초등학교 개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시 숙소를 군부대가 철수한 306보충대대 건물로 옮겼다.

이곳에서 당분간 생활하겠다고 등록한 피해 주민은 110여 명이지만 실제로는 20여 명 정도 생활하고 있다.

나머지는 친척과 친구 집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306보충대대에서 생활하는 주민은 대부분 60∼70대 노인으로 9일 앞으로 다가온 설이 막막하기만 하다.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온정도 잇따랐다.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조협회는 지난달 13일부터 성금을 받아 한 달 만에 5천268건 4억1천440만8천원을 모았다.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17건 7천510만원이 답지했다.

5살 아들을 구하다 숨진 나미경 모자 지정 기부 계좌에는 835건 5천286만6천원이 모금됐다.

성금 모금은 28일까지 진행된다.

◇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등 관련 규정 강화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 해뜨는 마을은 2009년 부동산 정책으로 도입된 도시형 생활주택인 원룸형 건물이다.

1~2인 가구와 서민 주거안정 대책의 하나로 공급이 추진됐다.

건물 간격이나 주차 공간 확보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 주거용 건물을 상업지역에서 지을 수 있게 했다.

내용은 원룸형 오피스텔이나 다가구주택과 같지만, 아파트로 이름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파트보다 각종 안전 및 편의 시설 설치 의무가 대폭 줄었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화재에 취약한 건물이라는 인식이 확산, 정부와 정당은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안전처는 건축물 외부 마감재 기준을 강화키로 했다.

현행법상 고층건물과 상업지역 내 다중이용업소·공장을 제외하고는 건축물 외장재에 대한 불연재 사용 의무 규정이 없어 이번 화재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 때문이다.

높이나 용도와 상관없이 외부 마감재료는 불연재·준불연재료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현재 완강기 설치 의무가 없는 11층 이상 층에도 완강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비상 탈출로를 더 확보하는 한편,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소방차 진입로를 확대 정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불이 난 10층짜리 건물 두 동은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 설치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

각 지자체는 제2의 의정부 화재를 막자며 앞다퉈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화재, 안전 점검에 나서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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