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 점검하다 눈 화상 뒤 자살…대법 "공무상 재해"

건물 물탱크를 점검하다 눈에 화상을 입은 뒤 우울증으로 자살한 공무원에 대해 대법원이 공무상 재해라고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숨진 장 모 씨의 아내 김 모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지급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2010년 7월 학교 시설관리 담당자로 근무하던 남편 장 씨가 업무 중 각막 화상을 입은 뒤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하자 공단에 유족 보상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김 씨는 남편이 학교 건물의 물탱크를 점검하다 뜨거운 물에 눈을 데이고 나서 회복이 더딘 데 대한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공단 측이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습니다.

1심과 2심은 "업무와 죽음간 인과 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며 김 씨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의학적·자연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지 않더라도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 수준 정도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면 된다"며 김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장 씨는 신체적 고통에 시달렸을 뿐 아니라 상당한 위축감과 자괴감에 빠졌다"며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자살에 이르게 됐다고 보이므로 공무와 사망 사이 인과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