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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에 신중한 오바마…재임 중 고작 64명 사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통치자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을 행사하는데 신중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6년간 불과 64명만 사면했다며 유죄 평결을 받은 이들이 사면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23년으로 역대 대통령 집권 기간 중에 가장 길다고 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대통령의 사면을 연구하는 정치학자인 P.S 러크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사면자 수는 암살로 집권 199일 만에 사망한 제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0명) 이래 가장 적다.

미국 법무부 산하 사면국의 조사를 토대로 USA 투데이가 전한 내용을 보면, 1881년 가필드 대통령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2천819명을 사면해 가장 왕성하게 사면권을 사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2년 더 남았지만, 현재로서는 4년간 백악관을 지킨 조지 W.H 부시 대통령(74명)보다도 사면자 수가 적다.

오바마 집권기 사면자들의 사면 대기기간도 23년으로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19.5년) 집권기보다도 길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한 이들의 절반 이상은 1989년 이전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 중 6명은 1960년대 죄를 지은 사람들이다.

1964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숲에서 밀주를 제조하다가 경찰에 붙잡힌 로이 오빌(76)씨는 죗값을 치르고 이후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3년 전 총기 허가증을 경신하던 중 여전히 중범죄자로 낙인 찍힌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사면 신청서를 작성했다.

오빌 씨는 "투표도 하고 배심원단으로 활동하며 일반인과 똑같은 삶을 살았지만, 내 기록에 중범죄자라는 사실이 남은 것을 나중에서야 알고서야 사면 신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했다.

오빌 씨는 법무부의 기록 검토와 미 연방수사국(FBI)의 추가 탐문이 끝난 지난해에서야 48년 만에 사면됐다. 그것도 당시 유죄 평결을 내린 판사와 자신을 기소한 검사가 일찍 사망한 탓에 별다른 반대가 없어 남들보다 빠른 2년 만에 사면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한 사람들은 이처럼 오래전 경범죄로 처벌을 받은 이들로,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대에 속한다. 이를 두고 일부 비판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을 지나치게 신중하게 여긴 나머지 회피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쓴소리를 했다.

러크먼은 "실제 사면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연방 정부의 무상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서 새 인생을 설계하기를 바라는 등 갱생의 기회를 바라는 젊은이들"라면서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한 사람들은 이미 사회 보장을 받은 부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학자들은 민주당 소속인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인 행정명령을 발동해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중심의 의회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상황이라 의회 승인 없이 단독으로 사용 가능한 사면권 행사를 더 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밖에도 제럴드 포드(382건), 지미 카터(534건), 로널드 레이건(393건), 빌 클린턴(396건) 등 전임자들이 사면권을 남발했다는 혹평을 들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권 행사를 주저한다는 견해도 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더 많은 사건 건의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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