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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코하람, 자살폭탄 테러에 10세 소녀 동원

나이지리아에서 매일같이 테러를 벌여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낸 보코하람이 이제는 소녀까지 자살폭탄 테러에 동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코하람이 장악한 나이지리아 북부 마이두구리의 시장 '먼데이마켓'에서 10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20명이 숨지고 18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자폭 테러범은 히잡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으나 기껏해야 10세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소녀였습니다.

시장 입구를 지키던 자경단원들은 금속탐지기 수색을 거부하는 소녀의 허리춤에서 불룩하게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고 그 순간 폭탄이 터졌다고 목격자와 경찰이 전했습니다.

경찰은 자폭공격에 어린 소녀가 동원되자 유례 없는 일이라며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BBC방송은 무슬림이 다수인 북부지역에서 주민들이 여성에 대해서는 별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보코하람의 새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코하람이 나이를 불문하고 여성을 테러에 동원하는 사례는 점차 늘어나 작년 11월 말 마이두구리 먼데이마켓에서 10대 소녀 2명이 자폭 테러를 감행했고, 12월에도 성인 여성 2명이 폭탄을 터뜨렸습니다.

보코하람은 또 벨기에 영토와 맞먹는 3만2천㎢를 장악해 '작은 이슬람국가(IS)'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동쪽으로는 카메룬과 국경을 맞댄 만다라 산까지, 서쪽으로는 예드세람 강까지, 북쪽으로는 차드 호수까지가 보코하람의 영역입니다.

지난 7일에는 나이지리아 북동부 차드 호수 근처 보르노주의 어촌마을인 바가를 점령했습니다.

한 생존자는 "5㎞ 떨어진 말람 카란티 마을까지 길바닥에 즐비한 시체를 밟으면서 달아나야 했다. 도착하고 보니 말람 카란티도 마찬가지로 불타고 황폐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2006년 통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11개주에 거주하는 주민 170만여명이 보코하람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선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이 곳곳에서 휘날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패와 무능력에 찌든 나이지리아군은 보코하람 확장세에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 대변인인 크리스 올루코라데 소장은 10일 성명을 내 "보코하람의 무력행사로 2009년 이후 1만3천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이번 바가 공격은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선의를 지닌 세계 시민들은 보코하람에 대적하는 이들을 비난하는 대신 악의 세력을 종식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이지리아군은 서아프리카에서 최대 규모지만 6년에 걸친 보코하람의 반란을 진압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선거를 앞두고 야당 우세지역에 대한 보코하람의 공격이 잇따라 정부가 반란군과 모종의 거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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