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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 '백인 자부심은 인종 차별 아니다' 광고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 과격단체인 KKK(쿠클럭스클랜)가 2015년 벽두부터 대형 광고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KKK는 미국 남부 아칸소 주의 해리슨 시를 관통하는 65번 고속도로 옆에 자체 운영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광고판을 큼지막하게 세웠다.

광고판에는 한 백인 소녀가 강아지 한 마리를 껴안은 사진 뒤로 '당신과 같은 주민을 사랑하는 것은 인종차별 주의자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문구와 사진만 봐서는 언뜻 뭔 뜻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밑에 나온 KKK 인터넷 라디오 URL 주소(www.WhitePrideRadio.com)를 보면 전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URL 주소 자체가 철저히 백인의 자긍심을 설파하는 라디오라는 뜻으로, 백인을 사랑하고 백인의 자부심을 강조하는 행위가 인종 차별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인 셈이다.

지역 신문인 해리슨 데일리 타임스는 이 광고판이 KKK의 지원으로 연말연시인 이번 주 도로 변에 세워졌다고 소개했다.

KKK 기사단 전국지부 사무국장인 톰 로브는 "광고판을 세울 자리를 해리슨 시 당국을 통해 1년간 빌렸다"면서 올해 말까지 계속 광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고의 주 내용은 백인은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길 권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광고를 지지하는 세력은 이것을 못마땅하게 보는 이들을 '바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흑인과 유대인, 천주교 신자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 테러를 일삼은 KKK의 과거를 아는 지역 주민들은 이 광고를 곱지 않게 쳐다본다.

주민인 백인 제임스 에르난데스는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을 조장하는 편향적인 인종 차별 광고"라고 평했다.

제프 크로켓 해리슨 시장도 "광고가 환영받지 못할, 노골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더 많은 주민이 이 광고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떠들게 놔두는 대신 우리가 모두 침묵한다면, 지역 주민 전체가 이 광고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이게 할 것"이라며 도시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원 공화당의 '3인자'인 스티브 스캘리스(루이지애나) 원내총무가 13년 전 KKK가 마련한 행사에 참석해 이들의 주장에 동조한 사실이 연말 알려져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형국에서 KKK의 위세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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