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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중국 반체제 인사 게시물 자체 검열하나

"독일 망명한 중국 반체제작가 랴오이우 계좌도 잠정 폐쇄"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중국과 티베트인 반체제작가들이 올린 게시물에 대해 자체 검열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BBC 방송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30일(현지 시간) 페이스북이 독일에 망명중인 중국 반체제작가 랴오이우(廖亦武)가 최근 자신의 계좌에 올린 사진을 삭제하고 그의 계좌를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독일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예술가 멍황(孟煌)이 중국 공산당 간부인 소설가 모옌(莫言)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데 대해 항의하고 수감중인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 등의 석방을 촉구하는 뜻으로 스트리킹하다 경찰에게 붙잡히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앞서 베이징에 거주하는 티베트인 반체제 작가 웨이써(唯色)가 지난 23일 중국의 강압 통치에 항의하며 분신한 티베트인 승려 거룽이시(格絨益西)의 분신 과정을 설명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그의 분신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곁들이자 페이스북은 이를 삭제해 검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평화상 수상자인 랴오의 페이스북 계좌는 이날 밤 그가 남긴 "당신들은 댓글과 사진을 삭제했지만, 나는 이를 계속 올리겠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차단됐다.

페이스북 측은 랴오에게 "당신이 최근 올린 사진이 우리의 정책에 위배되기 때문에 당신의 계좌를 잠정 폐쇄하겠다"면서 "앞으로 다시 폐쇄되지 않으려면 페이스북 커뮤니티 수칙을 준수하라"고 경고문을 보냈다고 BBC는 전했다.

이에 대해 랴오는 "페이스북에서 밀고나 검열같은 공산주의식 용어들의 냄새가 풍긴다"면서 "평생을 언론ㆍ출판ㆍ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투쟁해 온 지식인으로서 역사에 남을 해당 사진 배포 의지를 꺽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랴오의 계좌 폐쇄 사실이 전해지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취재에 나서는 등 서방 언론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앞서 페이스북이 웨이써가 올린 분신 동영상을 즉각 삭제하자 웨이써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 6년여간 페이스북에 글과 동영상을 올려 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삭제됐다며 항의했다.

웨이써는 해당 동영상은 현지 티베트인 주민이 목숨을 걸고 촬영해 전해온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인질들을 참수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으면서 분신 동영상을 삭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페이스북의 한 대변인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언론 자유와 안전 문제 간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부 누리꾼들이 혐오스런 장면 노출에 반대하며 그런 동영상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08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일 년만인 2009년 중국에서 차단됐다. 당시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서 대규모 유혈출동이 발생하자 시위 세력이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과 요구사항을 전파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이후 창업자 저커버그가 최근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에서 중국어로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중국 관련 서적을 읽는 등의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중국 시장 재진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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