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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도 꺾지 못한 수요집회…"아베 폭주 막아야"

"상처를 입힌 일본도,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머니를 보호해야 합니다."

17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강추위 속에서도 어김없이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한 중학생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천157번째인 이날 집회에는 시민 150여명이 자리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그동안 집회에 꾸준히 참석했던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는 추운 날씨에 건강이 상할까 염려한 주최 측의 만류로 이날은 나오지 않았다.

참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곶자왈 작은학교, 남창초, 장곡중 등 학교 단위로 참석한 청소년들이었다.

매서운 칼바람에 볼이 벌게진 채로 옹기종기 모여앉은 학생들은 '기억하지 않는 과거는 되풀이된다', '우리 할머니 분들에게 꽃다운 청춘을 돌려달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서 자리를 지켰다.

한 학생은 목도리와 담요를 두르고 겨울 채비를 마친 위안부 소녀상 옆을 지키며 바람을 막아주기도 했다.

장곡중의 한 학생은 "위안부 문제에 많은 이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뒀으면 좋겠고 일본 정부가 할머니들께 진심을 담아 사과했으면 한다"며 "그러면 할머니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위안부에 대해 배우면서 왜 우리는 그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까,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나 화가 났다"면서 "할머니들의 인생을 빼앗아간 일본은 범죄를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하의 기온 탓에 주최 측이 준비해온 마이크가 여러 차례 작동을 멈췄지만 일본 정부를 향한 규탄 발언은 계속됐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JR서일본철도 노조 야스다 위원장은 "최근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정권이 압승하는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다"며 "아베의 폭주를 막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도록 한국에 계신 여러분과 같이 싸워나가겠다"고 전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는 "아베가 압승한 것과 관계없이 우리가 갈 길은 분명하다"면서 "일본이 위험한 나라가 되지 않고 우리 땅을 지켜내도록 더욱 힘을 모으겠다는 결의를 다지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어 "내년은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라며 "우리가 할머니들과 연대해 위안부 문제를 더 많이 알려야 진정한 광복과 해방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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