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무관세 확대협상 성과없이 종료…논의 지속키로

컴퓨터, 반도체 등 주요 IT제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을 확대하는 다국간 협상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 ITA 확대협상에 참가한 54개국이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무관세 품목리스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ITA는 1996년에 WTO 회원국 간 컴퓨터, 통신장비, 반도체 등 주요 IT제품과 203개 부품에 대해 관세를 없애기로 한 다자간 협정이며, 이후 IT시장의 판도가 바뀌면서 2012년부터 이를 반영하기 위한 확대 협상이 진행돼왔습니다.

ITA 확대 협상은 잠정 중단됐던 지난해 11월까지 모두 15차례 열렸으며, 이번 확대협상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ITA를 확대 적용하기로 합의한 뒤 개최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협상에서 의장을 맡은 EU가 모두 200개 품목을 담은 ITA 확대품목 의장리스트를 회원국에 회람했다고 밝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러나 회람된 초안이 한국이 리스트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품목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아 집중 협의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이 리스트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품목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기판유리, TV·카메라·라디오 부품, 기타 모니터 등입니다.

참가국들은 앞으로 품목 리스트를 도출하고 협상을 최종 타결시키기 위한 논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밝혔습니다.

김호철 산업통상자원부 세계무역기구과장은 "일부 쟁점에 대한 이견이 약간 남아있는 상태"라면서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조만간 협상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