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남극 서부 대륙빙하 녹는 속도 빨라져…해수 영향 커

남극 서부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해수가 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 주립대와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프랑스의 LEGOS 연구소는 위성과 레이더를 포함한 다양한 관측자료를 통해 1992년부터 2013년까지 20여년동안 남극 서부의 대륙빙하가 얼마나 녹았는지를 계산했다.

3개 기관 연구원들이 지구물리학회보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대륙 빙하가 녹으면서 지구의 해수면을 약 4.5㎜ 상승시켰으며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녹은 양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관측기간의 후반부에 녹은 양이 많다는 것은 녹는 속도가 빨라져 가고 있음을 뜻한다.

국제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또다른 논문에 따르면 빙붕(바다로 접한 대륙 빙하의 가장자리)이 가장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남극 서부의 경우, 따뜻한 해수가 아래에서 위로 상승해 빙붕의 하부를 녹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논문에 따르면 남극 서부의 아문센 해처럼 대륙붕이 있어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은 해역의 수온은 깊은 해역보다 더 빨리 상승했다.

또 남극 주변 일부 해역에서는 염분 농도도 점점 더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제1저자인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순케 슈미트코 연구원은 남극해의 이런 변화가 빙붕을 가파른 속도로 녹이고 있으며 겨울철에 남극 주변의 해수면에 생성되는 얼음의 양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나게 한 요인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다가 빙붕을 녹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라고 밝히면서 "큰 빙붕 부근에서 수온이 0.5℃ 상승한다는 것은 기온이 상승하는 것보다 더 빨리 빙붕을 녹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역별 수온 차이는 대륙을 감싸면서 따뜻한 해수의 접근을 막는 연안 조류와 관계가 있다면서 1950년대부터 바람의 패턴이 바뀐 것이 연안 조류를 약화시켜 따뜻한 해수가 수심이 낮은 해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마이클 오펜하이머 교수는 이에 대해 남극의 기온은 너무 낮아 빙하 표면을 녹이는 데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수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오펜하이머 교수는 그러나 빙하가 녹는 속도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 학자들도 최근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진 것이 일시적인 비정상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현상인지는 불확실하다면서 관측자료에 대한 해석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